"中, 핵탄두 제조 시설·비축량 확장…군비 경쟁 대비 태세"
위성사진 분석…"2020년 전후 핵심 시설 대대적 개선"
"'경보 즉시 발사' 유사 체계 개발 박차…핵전쟁 위험↑"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중국이 핵무기 제조 시설과 비축량을 빠르게 늘려 나가면서 군비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픈 뉴클리어 네트워크(ONN)와 검증·연구·훈련·정보센터(VERTIC)는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 내 주요 핵무기 제조 시설 6곳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제작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는 핵폭발을 일으키는 데 쓰이는 구(球)형 '플루토늄 피트'를 재래식 고폭약으로 둘러싼 구조로 돼 있다. 고폭약은 폭발 시 핵반응을 촉발한다.
중국은 2020년 전후로 시험장과 미사일 사일로, 플루토늄 피트 설계·제조 시설, 고폭약 부품 생산 시설 등을 함께 확장해 왔다. 플루토늄 피트와 고폭약 부품 생산 시설은 여러 시설에 분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쓰촨성 핑퉁시 인근 산악 지역에 위치한 피트 생산용 시설의 경우 지난 5년간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새롭게 보안 울타리가 설치되고, 보호 구역 면적이 2배 이상 확대되며, 최소 10곳에서 건물 개보수와 신축 공사가 전개됐다.
쓰촨성 즈퉁현에 위치한 고폭약 공장은 2019년 이후 크게 확장됐다. 특히 돔 형태의 시험실, 약 600m 길이의 충격파 시험관 시험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지 정비가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핵탄두 부품을 조립·취급·준비하고, 이후 중국 내 다른 저장·조립 장소로 운송하기 위한 용도로 추정되는 약 4만㎡ 규모의 시설이 완공됐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서부의 로프누르 역시 최근 몇 년간 확장 과정에서 새로운 지하 터널과 대형 수직 갱도가 건설돼 향후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레니 바비아르즈는 "이러한 변화는 막대한 투자를 보여주고, 전체적으로 중국 핵 프로그램을 위한 핵탄두 생산 능력이 향상됐음을 시사한다"며 "생산 능력 증대는 더 많은 핵탄두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기존 탄두를 업그레이드·현대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다양한 핵전력을 더 높은 경계 수준에서 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3일 발간한 중국 군사력에 관한 2025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수천~수만㎞ 밖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감지하고 탄두 폭발 전 보복 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경보 즉시 발사'(Launch On Warning·LOW)와 유사한 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이 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100기 이상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사일로에 장전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2024년 말 시험 이후 복수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능력도 정교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군사 교과서들은 LOW 체계를 평시와 전시, 핵 및 재래식 분쟁 모두에서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설명하고 있다.
WP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핵무기 프로그램 거의 모든 부분에서 단행한 극적인 변화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면적인 군비 경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한다"며 "이는 중국이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상반된다"고 짚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국 핵무기 프로그램 전문가 통자오는 "중국이 전통적인 지연 보복 정책을 포기하고 신속 대응으로 이동할 경우 오해와 과잉 반응, 심지어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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