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입법원, 라이칭더 탄핵절차 시작…"파면 가능성은 낮아"

'여소야대' 탄핵 초안 과반 찬성으로 통과…"취임 2주년 5월19일 표결"
'3분의 2 찬성' 최종 가결 요건 충족 어려워…中 "라이칭더 민의 거슬러 강한 반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월 10일 국경절에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라이칭더 총통의 탄핵안 초안이 통과돼 탄핵 절차가 시작됐다. 라이 총통의 취임 2주년을 맞는 5월 19일 입법원에서 탄핵에 대한 최종 투표가 진행될 전망이다.

26일 대만 ET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국민당과 민중당이 발의한 라이 총통에 대한 탄핵안이 입법원에 발의됐다.

대만 입법위원 113명 가운데 찬성 60명, 반대 51명으로 라이 총통에 대한 탄핵 절차 관련 사항과 일정을 담은 안건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우선 내년 1월 14~15일 양일간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가 열린다.

뤄즈창 국민당 서기는 "같은 달 21~21일 제1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라이칭더를 입법원에 불러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 각 당에서 라이 총통에 대해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4월 27일 입법원에서 청문회를 열어 다시 정부 관계자와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들은 뒤 5월 13~14일 제2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라이 총통을 다시 입법원으로 불러 질의를 하게 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라이 총통에 대한 탄핵안은 5월 19일 입법원에서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는 라이 취임 2주년(5월 20일)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여소야대인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지방재정과 관련한 정부 수입·지출 배분 법률인 재정수지구분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집권 민진당의 요청으로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과 라이 총통이 법률의 서명·공포 절차를 거부해 여야 갈등이 격화했다.

이에 야권은 라이 총통을 독재로 규정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며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대만 헌법과 관련 법률에 따르면 총통 탄핵에는 입법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집권 민진당이 113석 중 51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라이 총통이 최종 파면에 이를 가능성은 매우 작다. 이후 최고사법기관인 사법원 대법관들의 탄핵 심리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야권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취임 후 입법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라이 총통을 입법원으로 불러내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한편 펑칭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대만 내 라이 총통 탄핵 움직임에 대해 "라이칭더 당국은 민생과 복지를 외면하고 정치적 사익을 위해 대립과 투쟁을 부추겼다"며 "이에 따라 대만 민중의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펑 대변인은 "이는 라이칭더가 대만 독립 분열 입장을 고수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민의를 거스르고 민심을 완전히 잃은 행위"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