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지쯔, 소프트뱅크 주도 차세대 AI 메모리반도체 개발 합류

이화학연구소와 10억엔 출자…2029년 양산 목표

일본 정보통신(IT) 기업 후지쯔.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소프트뱅크 등이 추진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후지쯔가 합류한다. 후지쯔는 반도체 생산 사업에서 철수하고 설계·개발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분야에 집중해 왔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사이메모리'가 사령탑 역할을 맡아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용량이 2~3배 크고, 소비 전력은 절반가량으로 적고, 가격은 더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고성능 메모리 개발을 총괄한다.

미국 인텔과 도쿄대의 반도체 기술을 활용, 2027년까지 개발에 약 80억 엔을 투입해 시제품을 완성하고, 2029년에 양산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소프트뱅크가 사이메모리에 대한 출자를 통해 약 30억 엔을 부담하고, 후지쯔와 이화학연구소는 총 10억 엔 규모를 출자한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개발비 일부를 보조할 전망이다.

사이메모리는 지식재산(IP) 관리와 칩 설계에 특화하고, 생산은 외부 기업에 위탁한다. 제조와 시제품 제작에는 신코전기공업과 대만 PSMC가 협력한다.

일본은 생성형 AI의 연산 기반이 되는 반도체 부품의 자급률이 낮아, 공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 등의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를 전후해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잇따라 철수해 온 데 따른 것이다. 후지쯔 역시 1999년 이후 단계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메모리가 범용품이 되면서 가격 경쟁이 격화하자 상대적으로 일본산 제품들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HBM의 경우 한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이 잇따르면서 소수의 국가나 기업이 고성능 메모리 재고를 선점하는 모양새다.

이렇듯 AI 분야에서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커지자, 소프트뱅크는 자사 대규모 데이터센터 정비에 나서고 있다. 후지쯔도 2027년 실용화를 목표로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에 적합한 CPU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