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中 국경 격납고에 ICBM 100기 이상"…中 "알지 못해"

中외교부 "美, 핵무기 감축해 타국가 핵군축 참여 조건 마련해야"
美 중국산 드론 차단 조치엔 "부당 탄압 단호히 반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양은하 기자 = 중국이 몽골 국경 인근 사일로(지하 격납고) 기지에 100기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미 국방부 보고서 초안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미국 측의 유사한 선전은 그들의 일관된 수법으로 핵 전력의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구실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린젠 대변인은 "미국은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초강대국으로 핵 군축의 특별 우선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핵무기를 더욱 실질적으로 대폭 감축해 다른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 군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얼마 전 '신시대의 중국 군비 통제, 군축 및 확산 방지' 백서를 발표해 중국의 핵 정책과 군비 통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다"며 "중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 정책을 확고히 준수하고 자위 방어 핵 전략을 고수하며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핵 전력을 유지하고 어떤 국가와도 핵 군비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핵확산금지조약' 심의 과정과 5대 핵보유국 메커니즘 회의에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해 핵 군비 통제 문제에 대해 각국과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가 입수한 미 국방부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몽골 국경 인근 사일로 기지 3곳에 걸쳐 고체연료 방식의 DF-31 ICBM 100기 이상을 배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파악했다.

미 국방부가 해당 사일로 기지의 존재를 보고한 적은 있지만 배치된 미사일과 규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핵전력을 확대·현대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2024년 기준 600기 초반 수준이라며 보유량이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군비통제 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평가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외국산 드론이나 관련 부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데 대해 반발했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국가 안보 개념 확대, 차별적 목록 설정, 중국 기업 부당 탄압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 측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중국 기업 경영에 공정하고 공평하며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2일(현지시간) 포고문을 통해 외국에서 생산된 무인항공시스템(UAS, 일명 드론) 및 그 핵심 부품을 FCC의 인증 규제 대상 목록(Covered List)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 목록은 미국의 국가 안보 또는 미 국민의 안전과 보안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통신 장비·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이 목록에 포함된 장비는 미국 내 수입·유통·판매를 위한 FCC 인증을 받을 수 없어 미국 시장 진입이 차단된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