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 65명으로 증가…77년만에 '최악의 참사'(종합3보)

화재 확산 원인 '대나무 비계'→'금속 비계'로 교체 추진
홍콩 당국, 보수 공사 비리 수사 착수

홍콩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왕 푹 코트'에서 27일(현지시간) 불길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신기림 이정환 기자 = 홍콩 아파트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65명으로 증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오후 8시 기준 아파트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65명으로 증가했으며 부상자도 7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소방관 중에서도 사상자가 나오면서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주민을 포함한 실종자는 279명을 집계됐다.

홍콩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왕 푹 코트'에서 전날(26일) 오후 발생한 화재는 27시간 만에 진압됐다.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후 6시 기준 아파트 7개 동 전체 화재가 통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피해는 지난 1948년 17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 창고 화재 사건이 후 77년 만에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당국은 화재 진압 후 이번 화재의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인 보수 공사에 사용한 대나무 비계(飛階·공사용 임시 발판)를 금속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 장관은 "당국이 도시 전역의 대나무를 금속 비계로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전국 건물 시공업체 최대 100곳은 일주일 내에 방염 자재 사용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 찬 홍콩 정무부총리도 "금속 비계로 빠르게 바꾸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건설업계는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보수공사에 문을 밀봉하기 위해 사용된 보호망, 필름, 스티로폼 소재 관련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화재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판단해 건설사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독립반부패위원회(ICAC)도 보수 공사의 비리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8개 대피소의 약 900명이 수용된 가운데 화재 현장에선 실종자 수색 및 부상자 지원을 위해 지역 주민들까지 팔을 걷고 나섰다. 지역 주민들은 실종자 수색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왓츠앱을 통해 헌혈자를 모집했다.

리 장관은 피해 주민들이 1~2주 간 머물 수 있는 유스호스텔과 호텔 1000개 객실을 확보했다며 이후에는 임시 거주용으로 마련된 1800개의 보조 주택에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당국이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3억 홍콩 달러(약 564억 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인 가운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3000만 홍콩 달러(56억 4360만 원)를 기부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