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실종자 찾는다"…홍콩 화재에 지역 주민 자발적 수색 참여

SNS로 헌혈자 모집하기도…헌혈 센터 예약자로 가득
손 잡고 '인간 사슬' 만들어 구호품 전달

27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의 '왕 푹 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 단지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이후 자원봉사자들이 기부받은 옷을 나눠주고 있다. 2025. 11. 27. ⓒ AFP=뉴스1 ⓒ News1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홍콩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수십 명이 사망한 가운데 실종자 수색 및 생존자 지원에 주민들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역 주민들은 왓츠앱 그룹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실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주민들이 공유한 온라인 스프레드시트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민들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이 안전하다는 표시를 할 수 있으며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종자 수색에 동원된 곽 씨는 "우리가 연락할 수 없는 사람이 최소 세 명이나 된다. 그들이 매우 걱정된다"며 "나중에 지역 센터로 가서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왓츠앱 그룹에선 수혈을 위해 헌혈자를 찾는 글이 게재됐고, 헌혈 센터는 헌혈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정기 헌혈자인 찬 씨는 헌혈 센터에 평소 보다 사람이 많아 점심시간 내내 기다려야 했다며 "홍콩 사람들은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인 사이먼은 헌혈 센터 예약이 꽉 차 있어 다음 주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은 소방관들에게 바나나와 에너지 드링크를 제공하고, 이재민들에게는 옷, 충전기, 음식 등을 제공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이날 이른 아침 서로 손을 잡고 인간 사슬을 이용해 구호 물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자원봉사를 위해 기차를 타고 1시간 이상 왔다며 "뉴스를 보면서 기분이 나빴다. 도와줄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면 더 낫다"고 말했다.

전날(26일) 홍콩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왕 푹 코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금까지 55명이 사망했으며, 7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그중 15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28명은 중상으로 분류됐다. 또한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주민을 포함한 실종자는 279명을 집계됐다.

화재가 발생한 7동 중 3동에선 여전히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1948년 176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콩 창고 화재 사고 이후 최악의 화재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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