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일과 '희토류 갈등' 화해 시도…"첨단산업 협력 제안"

중국, 독일에 희토류 안정적 공급 약속
수출 대국 獨·中, 경제적 실리 찾아 '밀착'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17일 베이징에서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1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이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독일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만나 △신에너지 △스마트 제조 △바이오 의약 등 첨단 산업 협력을 제안했다.

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독일이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대중국 중책을 유지하고 간섭과 압력을 배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 양국 공동의 이익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메르츠 총리 또한 중국과의 관계 심화 의지를 보였다며 그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중국과 독일 관계는 살얼음판이었다. 중국이 지난 4월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유럽이 유탄을 맞았고 독일 제조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에 반발해 10월로 예정됐던 방중을 전격 취소하는 등 외교 갈등이 고조됐다.

양국 관계가 봉합되고 있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구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통 분모 때문이다.

세계적인 수출 대국인 독일과 중국 모두 미국의 관세 장벽에 직면해 있으며, 독자적인 경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주 중국을 찾은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은 중국 측으로부터 희토류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을 약속받으며 갈등 봉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얼마 전 희토류를 무기화했던 중국이 독일을 향해 유화적인 태도로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사건이었다.

독일 입장에서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자 필수 공급망이다. 독일 자동차 전체 판매량의 약 3분의 1이 중국에서 팔린다. 또 독일은 반도체와 전기차 모터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영구자석 수입량의 92%를 중국에 의존한다. 독일 정부의 '위험 탈피' 기조에도 독일 기업들이 대중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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