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칩산업 지원하고 반도체 관세 경감…징벌적 관세 없어"
대만 과학기술부 장관 FT 인터뷰…"제2의 실리콘 방패 찾아야"
FT, 美관계자 인용해 "대만 대미투자 4000억불"…한국보다 많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이 대만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징벌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만의 과학기술부 장관이 밝혔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만 과학기술위원회를 총괄하는 우청원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대만(반도체)에 징벌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장관은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지원해 관세를 경감받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는 대만산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경쟁국인 한국이나 일본보다 5%p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분야에 대해선 아직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이어서 조만간 반도체와 관련 부품,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전자제품에 관세 부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이 미국으로 더 많은 반도체 생산공장을 이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지난 9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양국이 생산을 "50:50으로 분할"할 것을 제안했으나, 대만은 거부했다.
FT가 인용한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과의 관세협정을 곧 발표할 예정인데, 대만은 미국에 약 4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액만 보면 한국(3500억 달러)보다 많고 일본(5500억 달러)보다 적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에 16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칩 생산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우 장관은 R&D 역량을 반드시 국내에 남겨둬 국내 산업이 "공동화(hollowed out)"하는 것을 막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R&D를 해외로 이전하면 우리에게 위험해진다. 새로운 무기와 방어 시스템은 첨단 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우 장관은 대만이 국가 안보를 현재와 같이 반도체에 의존하는 이른바 '실리콘 방패'에 집중하는 대신 드론, 로봇 공학, 의료 기술 등 다른 분야로 경제 모델의 다각화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제2의 실리콘 방패를 찾아야 한다"며 "현재의 반도체 위치를 5년 또는 10년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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