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공사들 일본노선 대폭 축소…"춘제 연휴기간도 포함"

표면적 감축 사유 '기자재'지만 실제론 정부 여행자제 권고 영향
여행자제령 후 사흘간 항공권 50만장 취소…日관광업계 연 17조원 손실 우려

도쿄 하네다 공항의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08.16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국영 항공사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일본 노선을 대폭 축소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이달 말부터 중국의 관광 성수기인 춘제(설) 연휴를 포함해 내년 3월 2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상하이-오사카 노선(CA163)은 매일 운항에서 금·토 주 2회로, 도쿄-충칭 노선(CA434)도 매일 운항에서 금·토·일·월 주 4회로 각각 축소된다.

항공사 측은 표면적인 사유로 '기재 사정'(항공기 운용 계획)을 들었지만 실제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대한 보복성 조처로 보인다.

내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최근 상황을 고려한 조처"라며 사실상 정치적 결정임을 시사했다.

중국국제항공 외 다른 항공사도 감편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쓰촨항공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예정됐던 청두-삿포로 노선 운항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춘추항공과 쥔야오항공 등도 일부 일본 노선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당분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교육부와 문화여유부 또한 각각 유학과 여행 자제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중국인들의 일본행 항공권 취소 사례가 잇따랐다. 15일부터 사흘간 전체 예약의 32%에 달하는 49만1000건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국국제항공과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최소 7개 중국 항공사가 12월 31일까지 출발하는 일본행 항공권에 대해 무료 환불 및 변경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은 일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번 사태로 인한 일본의 연간 경제 손실액이 1조7900억 엔(약 17조 원)에 달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29%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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