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노바텍, 서방 제재 뚫고 중국에 LNG 40% 할인 판매"
로이터 "북극LNG2 제재 후 8월부터 첫 판로 확보…대러 제재에 구멍"
中 베이하이 터미널, 사실상 러시아 가스 전용 창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에너지 기업 노바텍이 '북극(Arctic) 액화천연가스(LNG) 2'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물량을 중국에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바텍은 지난 8월부터 중국에 파격적인 할인가로 LNG를 판매해 사실상 판로가 막혀있던 북극 LNG 2 프로젝트의 상업적 교착 상태를 해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바텍은 지난 8월 28일 첫 화물을 아시아 현물 가격 대비 mmBtu(열량 단위)당 3~4달러 낮게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총 14차례에 걸쳐 화물을 인도했다.
로이터 소식통은 "중국 구매자들은 시장가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가스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장 가치로 약 4400만 달러(약 615억 원)에 달하는 LNG 화물은 약 2800만~3200만 달러(약 390억~447억 원) 수준에 거래됐다고 로이터는 추산했다.
이번 거래는 서방의 대러 제재망에 구멍이 뚫렸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는 지난 2023년 말 북극 LNG 2 프로젝트 가동 직후 관련 기업과 선박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등 서방 파트너들은 철수했다.
그러나 지분 10%씩을 보유한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는 잔류했고, 결국 중국이 러시아산 가스의 '큰손' 역할을 하며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
특히 중국 남부의 '베이하이(Beihai) LNG 터미널'이 러시아산 제재 가스의 세탁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국영 파이프차이나(PipeChina)가 운영하는 베이하이 터미널은 8월 이후 다른 기업의 접근을 막고 러시아산 가스만 전담해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지난 10월 베이하이 터미널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 2차 제재를 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이프차이나와 같은 중국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 기업을 제재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산 LNG의 대중국 수출 확대' 구상까지 가로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서방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파이프차이나를 제재하면 미국 가스의 중국 판매도 차단되는 결과를 낳아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측은 서방의 제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거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은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라며 미국의 독자 제재와 확대 관할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