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호주머니' 中관리와 고개숙인 日관리…영상 공개한 中매체

중국 류진쑹 국장, 방중 가나이 日 외무성 국장 만나
중국 "다카이치 발언 악랄…중국 인민에 해명해야"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왼쪽)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과 면담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청사를 빠져 나가는 장면. 중국 관영 매체의 SNS 계정 위위안탄톈이 공개했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일 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 당국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는 일본 당국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면을 공개하며 이번 사안에 대한 완강한 자국 입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은 18일 "일본 측 관료가 외교부 청사를 떠날 때 고개를 숙이고 중국 측 당국자의 얘기를 들었다"며 약 20초 분량의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다카이치 관련 발언을 설명하고 상황 진화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과 면담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청사를 빠져 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 때 류진쑹 국장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고 가나이 국장은 한 손에 가방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엄숙한 표정으로 류 국장이 하는 말을 듣고 있다. 이 때 중산복을 착용한 류 국장의 오른쪽 가슴에는 국장이 달려있다. 중산복은 중국에서 전투복으로 통하며 국장은 국가의 주권과 상징성을 대표한다. 실제 시진핑 주석은 최근 개최된 열병식에서도 중산복을 입고 등장했고 중국 공산당 주력군이였던 팔로군도 과거 항일전쟁 당시 중산복을 착용하고 전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위위안탄톈은 "현장의 기자들이 회담 내용에 대해 질문했으나 가나이 국장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계정이 관영 매체 계정에 올라왔다는 점에 미뤄봤을 때 중국 측이 의도적으로 이같은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중산복을 입은 모습이 언제든 전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중국인들에게 해명해야 한다", "중국 외교관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 외무성의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의 회담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사나에 총리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다시 한 번 엄중히 항의했다"며 "그 성격과 영향이 매우 악랄하고 중국 국민의 분노와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은 자국 해경선이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영유권 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 진입한 것을 일본이 항의한 데 대해서도 "순찰 및 법 집행을 하는 것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며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 측이 일본 측이 제기한 무리한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아 현장에서 기각하고 반대 교섭을 제기했다"며 "일본 측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경고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