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日 편들며 中에 "트러블메이커 되지 말라"

"국제질서 복귀해야"…美도 日 지지, 대만 야권엔 "부정적 해석 부적절"
다카이치 대만 유사시 발언에 中 한일령 보복…갈등 격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달 31일 대만 신주의 후커우 군사 기지에서 M1A2T 에이브람스 전차 대대를 시찰하고 있다. 2025.10.3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7일 중국을 향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트러블메이커(麻煩製造者·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가당안관(기록보관소) 개소식에 참석해 "중국은 자제하고 대국의 풍모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일본에 대한 중국의 하이브리드 공격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중국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의 궤도로 돌아와야 지역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일본 현직 총리가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처음 공식화한 것으로,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난 중대한 정책 변화로 해석됐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전방위적인 보복 조처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내 치안이 불안하고 중국인 겨냥 범죄가 늘고 있다"며 여행과 유학 자제를 권고하는 사실상의 '한일령(限日令)'을 발동했다.

이날 라이 총통은 대만 내 친중 세력을 동시에 겨냥했다. 그는 마잉주 전 총통 등 야권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무모하다"고 비판한 데 대해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가 이미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미일 관계 증진과 지역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인, 특히 야당 정치인들이 일본의 정치적 행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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