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주력모델 신차 주기 7년→9년 연장…"SW 업데이트 주력"

日언론 "전기차·SDV 개발에 경영자원 집중…중고차 가격도 방어"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도요타 로고를 지나쳐 걸어가고 있다. 2019.10.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판매량 세계 1위 완성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가 주력 차종의 신규 모델 출시 주기를 7년에서 9년으로 늘린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가치를 유지하고 전기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잦은 신모델 출시로 인한 중고차 가격 하락을 막고 신차 개발 비용을 줄여 전기차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요타의 이번 결정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처다.

앞으로 도요타는 차량의 외관을 바꾸는 완전 변경(풀체인지) 대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SDV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불거진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개발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게 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신차 주기가 길어지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이를테면 랜드크루저 같은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주문 후 수년씩 기다려야 했는데 막상 차를 받을 때쯤 다음 모델이 출시되는 문제가 있었다.

판매 기간이 9년으로 늘어나면 이런 문제가 해소되고 중고차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차량 가치 방어에 유리하다.

도요타는 모델 주기 연장에 맞춰 판매점에 적용하는 도매가격 체계도 재검토한다. 기존에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도매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춰 판매점의 이윤을 보장했지만, 앞으로는 차종별 상황에 따라 가격을 유연하게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의 신차 출시 주기는 다른 제조사와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길다. 혼다는 6~7년, 미국 테슬라는 3~5년,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들은 1년 안에 신모델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도요타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한해 현지 전용 모델을 개발해 대응하고 주력 글로벌 모델에만 긴 주기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적 변화의 배경에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515만여 대를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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