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카이치 '대만 개입 발언'에 이례적으로 日대사 초치

中 "다카이치 발언 극히 악질"…공사 아닌 대사 초치 이례적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외교부 청사. 2023.07.26.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중국 외교부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을 시사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주중국 일본 대사를 초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쑨웨이동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13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국 일본 대사를 초치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중국 외교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는 의미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노골적인 도발"이라며 "성질상 극히 악질적", "극히 잘못되고 위험하며, 중국의 내정에 대한 무례한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며,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이자 최후의 선"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이며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인 스스로의 일이라며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올해가 중국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라는 점을 짚으며 일본 측에 역사에 대한 반성과 잘못된 발언의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결과는 일본 측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부는 "중국 측이 여러 차례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가나스기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기존 정부의 견해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의 목을 베겠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의 엑스(X) 게시글에 대해서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항의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외교부가 일본 정부에 항의할 때는 아주사장(국장)이 일본 대사관의 수석 공사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부부장이 대사를 소환하고 이를 공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현직 총리로서 이같은 언급은 처음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