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中APEC에 대만 참석 지지…"모든 회원 동등 참여해야"

중국, 2026년 APEC 정상회의 선전서 개최…'하나의 원칙' 준수 요구
대만 "APEC 정상회의 개최 전 약속과 달라"

24일 경북 경주시가 APEC 2025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문단지로 들어가는 곳곳에 홍보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내년 중국 선전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만의 참석을 지지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APEC 회원들은 지난해 중국의 2026년 APEC 정상회의 개최 제안을 합의 하에 승인했다며 APEC 회원들은 모든 회원이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는 자국민의 안전과 보안"이라며 "중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전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보장 절차와 체계를 마련하도록 중국에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APEC의 지침·규정·관행에 따라 대만을 포함한 모든 회원의 완전하고 동등한 참여를 요구한다"며 "이는 중국이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할 때도 확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과 내년에 열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벌써 충돌하고 있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페루 APEC 회의에서 중국은 내년 APEC 개최권을 따낼 당시 대만의 동등한 참여를 지지하고 참석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서면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국은 내년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참여에 수많은 조건을 걸었고 이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이러한 행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화 타이베이(대만)의 APEC 활동 참여의 핵심은 안전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한 APEC 양해각서의 규정을 준수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APEC은 주권국이 아닌 경제체에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이에 APEC은 대만이 가입한 몇 안 되는 국제기구 중 하나다. 대만은 APEC 정상회의에 정치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중화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참석하며 총통은 참석하지 않는다.

대만은 지난 2001년 상하이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파견할 대표를 두고 중국과 충돌하면서 불참한 바 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