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부산서 6년만 만남…'굿 뉴스' 기대하는 세계

[경주 APEC] 30일 미중 정상회담에 관심 집중
"관세는 합의 가장 쉬운 영역…수출 통제·지정학 이슈는 난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7년 11월 베이징 정상회담. 2017.11.10 ⓒ AFP=뉴스1 ⓒ News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산 회담'으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미중 무역 전쟁이 잦아들고 양국 관계 재설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30일 부산에서 정상 회담할 예정이다. 미중 정상회담은 약 1년만으로, 트럼프가 시진핑과 만나는 건 집권 1기 때인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두 정상은 중국 등 전 세계를 겨냥한 미국의 관세 부과와 더불어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미중 패권 다툼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머리를 맞댄다.

양측 모두의 최우선 의제는 미중 관세 전쟁 휴전이다. 미중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미국의 대중 평균 관세는 57.6%, 중국의 대미 평균 관세는 32.6% 수준(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 집계치)으로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두고 "아주 잘될 것", "그들도 우리도 양보해야 한다",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등의 발언으로 중국과의 갈등을 매듭짓길 바란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일간 가디언은 "두 정상은 2019년 이후 만나지 못했고,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기술 발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 확대, 오랜 미중 무역 불균형 관계로 두 초강대국 간 유대감이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와 시진핑의 회담이 수개월째 지속 중인 세계 경제의 혼란을 끝낼 수도 있다"며 "희토류와 관세가 미중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올라와 있으며, 양국 관계 재편의 가능성도 떠오른다"고 강조했다.

관세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마약류 펜타닐 원료 공급, 미국산 대두 구매, 러시아 압박 등을 놓고 시진핑과 거래를 시도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미국의 기술 통제, 대중 투자 제한,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미중의 이번 부산 정상회담을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 회담"이라고 평가하며 "시장은 달콤함과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발표될 합의는 '조약'이 아닌 '휴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진전이 있을 명확한 영역은 관세'라며 "중국이 관세 완화 대가로 미국산 대두 대량 구매를 합의할 여지가 크다"고 예상했다. 상호 매긴 항만 이용료 철회 역시 두 정상 모두에게 '쉬운' 사안이라고 봤다.

희토류나 반도체 영역은 이보다 어려운 단계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연기를 대가로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완화를 기대할 거란 분석이 있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같은 지정학적 문제는 의견 일치가 가장 까다로울 영역으로 거론된다.

논의가 쉬운 이슈를 중심으로 합의가 도출된다면 긍정적 분위기를 몰아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 다만 최대 난제를 빼놓고 보여주기식 합의가 나올 경우 미중 관계 파고에 따라 언제든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사설에서 "세계가 중미로부터 좋은 소식(good news)을 듣길 기대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서 중미가 타협점을 찾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