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 정유사, 러시아산 원유 구매 일시중단…美제재에 반응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CNOOC, 젠화오일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직후 만남을 갖고 있다. 2025.05.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이 러시아의 석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Rosneft)와 루크오일(Lukoil)에 대한 제재를 가하자, 중국의 주요 국영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해상 원유 구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복수의 로이터 소식통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시노펙(Sinopec), CNOOC, 젠화오일(Zhenhua Oil) 등 중국 국영 정유사들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단기적으로 러시아산 해상 원유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시노펙의 트레이딩 부문인 유니펙(Unipec)은 영국이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선박, 일부 중국 정유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그림자 선단이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송하기 위해 노후화된 유조선과 소유주가 불분명한 선박들로 구성한 자체 운송망을 말한다.

인도 정유사들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가 수입을 일시 중단하거나 축소하면 러시아의 석유 수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국제 유가 상승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중국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의 러시아산 해상 원유를 수입하며, 대부분은 '찻주전자(teapot)'로 불리는 독립 민간 정유사들이 구매한다.

중국 국영 정유사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량은 공식 통계가 없으며, 민간 분석기관의 추정치는 하루 25만~50만 배럴 수준이다.

또한 러시아는 대부분의 원유를 중개업체를 통해 중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직접 거래는 드물다. 독립 정유사들도 제재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구매를 일시 중단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은 하루 약 9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모든 물량은 페트로차이나가 구매한다. 이 물량은 제재의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와 중국이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비제재 지역에서 대체 공급처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해당 지역 원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