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각, 초임 10명·여성 2명…추진력 '시험대'·성평등 약속 후퇴
자민당 총재 결선 경쟁자 고이즈미 방위상…가타야마 첫 여성 재무상 기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21일 선출 직후 곧바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총 18명 각료 중 첫 입각은 10명에 달하고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정책 추진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성평등 약속 후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임명한 기하라 미노루(56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새 내각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내각 외곽 협력이기 때문에 모두 자민당 의원으로 구성됐다. 임시국회에서는 물가 대책을 반영한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번 인선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직을 놓고 결선 투표에서 경쟁했던 고이즈미 신지로(44세) 의원을 방위상에, 가타야마 사쓰키(66세) 의원을 재무상에 전격 기용했다. 특히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 다카이치 총리는 가타야마 의원을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상으로 임명했다.
또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던 하야시 요시마사(64세) 의원은 총무상에, 모테기 도시미쓰(70세) 의원은 외무상에 임명됐다. 특히 아카자와 료세이(64세) 의원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지만 경제산업상에 기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와 무역 관세 협상의 연속성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내 화합을 위해 경쟁했던 주요 인사들을 내각에 포용하는 한편 새로운 출발이라는 측면에서 10명에 달하는 초선급 인사를 대거 기용했다.
이번 내각에서 초임으로 입각한 인사는 총 10명이다. 히라구치 히로시(77세)가 법무상에, 마쓰모토 요헤이(52세)가 문부과학상에, 우에노 켄이치로(60세)가 후생노동상에 임명됐다. 또한 스즈키 노리카즈(43세)는 농림수산상에 기용됐다.
오노다 키미(42세) 의원은 경제안보 담당상에 기용되며 재무상에 임명된 가타야마와 더불어 여성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키카와다 히토시(55세) 의원이 지방창생 담당상에, 마쓰모토 히사시(63세) 의원이 디지털상에 각각 첫 임명됐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초임 10명을 대거 기용하며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정책 추진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거 초임을 기용한 것은 당내의 유력 파벌이나 기성 정치인들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존의 유력 인사들이 다카이치 내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꺼렸다는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새로운 연립정부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의 각외 협력으로 내각이 소수 여당의 형태로 시작한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약한 초임 각료들은 주요 법안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 야당 및 당내 반대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카이치 내각이 단명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또 '노르딕 성평등'을 약속했지만 여성 장관은 2명에 불과해 성평등 내각은 첫 인선부터 후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내각과 자민당 집행부의 성별 균형이 북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밝혀왔으며, 여성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를 강조하고 자신의 폐경 경험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부부가 동일 성을 사용해야 하는 19세기 법 개정에 반대하고, 남성 중심의 황실 계승 원칙 유지를 지지하는 등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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