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칩 사지 말라는 中 "각국과 대화·협력 유지 용의"

FT "中정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RTX 프로 6000D 구매 금지령"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2025.05.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이창규 기자 = 중국은 당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 "각국과 대화와 협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는 중국 측 주관 부서에 문의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기술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인 'RTX 프로 6000D'의 시험 및 주문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은 RTX 프로 6000D를 수만 개 주문했고, 엔비디아 서버 공급업체들과 시험 및 검증 작업을 시작했으나 CAC의 명령 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RTX 프로 6000D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존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인 'H20'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 시장을 위해 새롭게 만든 저사양 AI 칩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앞서 중국의 H20 구매 중단 조치보다 더 광범위한 것으로, 중국이 미국 반도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국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린젠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경제 및 무역, 과학기술 문제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적 접근에 반대해왔다"며 "각국과 대화와 협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규제 당국이 최근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업체들과 알리바바, 바이두 등을 불러 중국 AI 칩과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AI 칩 간 성능을 비교해 보고하도록 했고, 기업들은 자사의 AI 칩이 엔비디아 칩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최고위층에선 엔비디아 칩을 사지 않아도 자국 칩을 통해 충분히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