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수명 150세·장기이식 영생"…생중계된 시진핑·푸틴 밀담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 중 나눈 잡담, 생중계 마이크에 잡혀
종신 집권 의지 반영…의도적 유출이라는 분석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리셉션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앞서 이들은 톈안먼 일대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다. 2025.09.03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요즘 70대면 아직 젊은 겁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기 이식이 지속적으로 가능해지면 영생도 가능하겠죠."(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금세기에 인류가 150세까지 살 수 있게 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시 주석)

중국과 러시아의 철권 통치자들이 만나 조용하게 나눈 대화가 3일 생중계 중이던 방송 마이크에 그대로 흘러나왔다. 주제는 장수와 불멸이었다.

만 72세 동갑내기인 두 정상의 잡담은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26개국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마친 직후에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방송에 흘러나온 음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어로 "요즘 70대면 아직 젊은 것"이라며 운을 뗀다. 이에 러시아 통역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예전에는 사람들이 70세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요즘 70세는 아직 어린이다"라며 그 뜻을 풀어서 전달한다.

잠시 후 이들이 톈안먼으로 향하는 경사로를 걸을 때, 푸틴 대통령이 대동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어 통역사가 시 주석에게 "몇 년 후,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체 장기를 지속적으로 이식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이) 점점 젊어지고 심지어 불사의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2025.9.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에 시 주석은 "금세기 안에 인류가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화답한다.

두 정상의 대화에는 종신 집권에 대한 노골적인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화 유출이 의도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 거주하는 정치 평론가 차이선쿤은 프랑스 RFI 방송 인터뷰에서 "장기 이식과 인류 수명 150세를 언급하는 부분의 음성이 매우 또렷하고 앞뒤 맥락이 분명하다"며 "생방송 중 실수나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차이는 "두 독재자가 물러날 생각이 없으며 자신들의 통치가 장기간 이어질 것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두 후계자를 아직 지명하지 않은 채, 각각 헌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의 종신 집권(시진핑)과 2036년까지의 장기 집권(푸틴)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한편 기념 촬영 직후 대화 초반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등장한다. 시 주석이 중국어로 김 총비서에게 "나도 매우 기쁘다. 우리 마지막으로 만난 지 오래됐다"고 말하고, 김 총비서도 통역사를 통해 "마지막으로 본 지 6년이 됐다"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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