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주애 中동행'에 외신도 주목…"가장 유력한 후계자"

BBC "가부장적 北체제의 여성 편견 없애려는 시도일 수도"

2023년 2월 9일, 서울의 한 기차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그의 딸 김주애(오른쪽)가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을 보도하는 뉴스 화면을 시청하고 있다.<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딸 김주애도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일(현지시간) 김 총비서가 전용 장갑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단정한 복장을 한 주애가 그의 뒤를 따르는 모습은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주애가 김 총비서의 후계자로 지목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정확한 나이 등 세부 정보는 여전히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주애는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의 자녀 중 둘째로 추정되며, 세 자녀가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자녀 수와 출생 순서 모두 확실하지 않다. 김정은은 가족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해 왔으며, 아내 리설주 역시 결혼 후 한참이 지나서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북한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존재를 인정한 자녀는 주애뿐이다. 다른 자녀들은 공개된 적이 없다.

주애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다소 의외의 경로였다. 미국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2013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아기 주애를 안아봤다"고 밝히며 세간에 알려졌다.

이후 그에 대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가, 2022년 11월 김정은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 등장하면서 주애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2월에는 고위 간부 대상 연회에 참석하고, 우표에 등장하는 등 공식 활동이 확대됐다. 당시 북한 매체는 그를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등으로 표현했다.

북한에서 '경애하는'이라는 수식어는 최고 지도자급 인물에게만 부여되는 표현이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확정된 이후에야 "경애하는 동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국가정보원은 같은 시기 국회에 주애에 대한 추가 정보를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평양에서 홈스쿨링을 받고 있으며, 승마·스키·수영을 즐긴다고 전했다. 당시 추정 나이는 약 10세였다.

2024년 1월, 국정원은 주애가 김정은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김정은의 나이가 아직 젊다는 점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ICBM 발사 현장, 군사 퍼레이드 등 주요 행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군 고위 지휘관들로부터 경례를 받는 등 중심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중국 방문은 주애가 북한 외부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사례로, 그녀의 후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48년부터 김씨 일가가 통치해 왔으며, 주민들에게 자신들이 '신성한 혈통'(백두 혈통)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며 유일한 통치 자격을 갖고 있다고 선전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이번에 딸을 공개적으로 등장시킨 것이, 여성 지도자를 경험한 적 없는 가부장적 체제 내에서 편견을 극복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