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도 '슈퍼 외교위크' 시작…역대 최대 규모 SCO 정상회의 개막

SCO 정상회의서 미국 주도 세계 일극 체제 겨냥 메시지 나올 듯
北김정은 참석 열병식까지 분위기 이어갈 듯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한다. 사람들이 SCO 정상회의 미디어센터를 지나가고 있다. 2025.8.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본격 개막한다. 중국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사우스 연대를 강화하고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미국 주도의 세계 일극 체제를 겨냥한 '반(反) 서방' 목소리를 주창할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톈진에서 개막하는 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팜 민 찐 총리 등이 중국에 도착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0일 중국 톈진에 도착했다. 2025.8.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이 외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의 참여도 관심을 끈다. 모디 총리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인도 관계는 2020년 국경 지대에서 무력 유혈 충돌을 빚은 후 급격하게 악화했으나, 최근 관계 개선에 나섰다. 중국 정부도 모디 총리의 방중에 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다.

류빈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기구 설립 후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며 약 20명의 외국 정상과 10명의 국제기구 책임자가 톈진을 찾는다고 밝혔다. 참석 외국 정상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에 대통령 등도 있다.

올해 열리는 SCO 회의는 2001년 창설 이후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에 함께 대응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날을 세워온 '반(反)트럼프 연대'가 어떤 메시지를 낼 지도 관심사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SCO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 정세가 격동적일수록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할 필요가 있으며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를 수효해야 한다"며 "평등하고 질서있는 다극 세계,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옹호하며 국제 질서가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 다음날인 1일엔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의 개막식 연설을 할 예정이며, 정상회의 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및 유엔 성립 80주년 성명 등이 채택될 예정이다.

중국은 SCO 정상회의의 분위기를 내달 3일 개최 예정인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파시스트전쟁(세계 2차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 정상 중 모디 총리 등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다.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이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주요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며 '외교 슈퍼위크'의 시작을 알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개최에 앞선 30일 중국 톈진에서 만났다. 2025.8.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시 주석은 30~31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 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등과 각각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언제나 유엔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정세 속에서 유엔이 권위와 활력을 되찾아 각국이 행동을 조율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하는 주요 플랫폼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