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비 증액 압박하는 美…"유럽 이어 韓도 진전 보이는데"

헌법 이유로 증액 꺼리는 일본에 "매우 이상하다" 압박
개헌 통해 국방비 증액한 독일 예 들며 "이렇게 해야" 강조

일본 내각이 24일 5조541억엔(약 48조9433억원)으로 역대 최대의 방위비 예산을 승인했다. 일본 육상 자위대 소속의 TYPE-74식 전차가 연례 훈련에서 포를 쏘고 있는 사진은 지난 8월 18일 촬영된 것이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국방부 관계자가 일본 정부의 방위비 증액 대응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호주, 독일,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일본은 대응이 미흡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지난달 마무리 지은 미국이 이제 방위비 압박을 본격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수년간 안보 환경이 극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매우 우려하는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일본에는 후방 지원에 한정하는 헌법상의 제약이 있다'고 말한다"며 "이것이 매우 이상하다"고 밝혔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 국방부는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의 방위력 강화를 요구하며 각국 국방 당국과 협상을 이어왔다.

독일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에 할당하기로 합의했다. 직접 국방비로 3.5%, 나머지 1.5%는 인프라 등 군사 관련 간접 지출로 충당한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당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아시아 동맹국들도 나토의 새로운 목표를 기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에도 국방부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많은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늘리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과는 새로운 정권과 함께 (국방비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는 국가는 일본뿐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일본은 2027년까지 방위비를 GDP 대비 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방위비는 개선되었지만, 현재의 안보 환경에는 여전히 명백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메르츠 정권이 헌법 개정을 통해 엄격한 부채 제한을 완화하며 국방비 증액의 길을 열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독일의 헌법 개정을 언급하며 "만약 진지하게 안보를 고려한다면, 그에 따라 적응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헌법을 이유로 방위비 대폭 증액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에 대해 자국 방위와 집단 자위권을 위해 스스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하는 것은 일시적인 요구가 아니다. 미국은 다른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대하고 있으며, 일종의 전반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일본 정부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 결과"라며 "우리는 이 상황을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과제는 눈앞에 있는 것이며, 먼 수평선 너머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