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포기하고 조종간 붙들어"…우크라 F-16 민가 피해 추락·순직

조종사에 '영웅' 칭호 추서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쑥대밭이 된 우크라이나 주택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우크라이나의 F-16 조종사가 러시아의 대규모 야간 공습을 방어하다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당국을 인용해 "이날 F-16 전투기 조종사 한 명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격퇴하던 중 사망하고 전투기가 손실됐다"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이 조종사는 추락 직전까지 탑재된 무기를 모두 사용하고 공중 표적 7개를 격추했으나 마지막 표적 격추 과정에서 항공기가 손상돼 고도를 잃기 시작했다.

조종사는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 마지막까지 가능한한 멀리 날아갔지만 추락하기 전 탈출할 시간은 없었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조종사에게 우크라이나 최고 훈장인 '우크라이나 영웅' 칭호를 사후에 수여했다.

그는 이 조종사가 지난 2014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의 전투 때부터 임무를 수행해 온 베테랑으로 4종류의 항공기를 운영하며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이런 인재를 잃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 손실은 지난해부터 F-16을 운용하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우크라이나는 F-16 보유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방어 작전에 핵심 전력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후 방공 미사일인 패트리엇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우크라이나는 생명을 보호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공망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방공 시스템을 구매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