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혼다·닛산 합병서 빠진다…동남아시장 확장 주력

미쓰비시, 혼다·닛산에 비해 규모 작아…합병 참여시 영향력 약화할 수도
합류 실익 적고 주주들 반응도 미지근…"앞으로도 양사와 협력은 계속"

일본 도쿄에서 왼쪽부터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이사·미베 도시히로 혼다자동차 이사·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이사가 나란히 경영통합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12.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미쓰비시자동차가 혼다-닛산자동차 합병 협의에 합류하려던 방침을 선회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향후 미쓰비시는 상장 유지 상태로 혼다·닛산과 협업 관계를 강화하고, 강세를 보이는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사측은 지난해 12월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 협의를 시작했을 때, 올해 1월 합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고, 이달 초엔 "선택지 중 하나"라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닛산은 미쓰비시 지분의 27%를 보유하고 있어 미쓰비시 역시 혼다-닛산 경영통합 협의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미쓰비시가 동남아시아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어 주무대가 미국인 혼다와 닛산의 보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단 미쓰비시의 시가총액은 이달 23일 기준 약 7000억 엔(약 6조 4000억 원)으로 혼다(7.9조엔·약 73조 원)나 닛산(1.6조엔·약 15조 원)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합류할 경우 공동지주회사 사이에서 경영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주주들의 입김도 영향을 미쳤다. 미쓰비시 지분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는 미쓰비시상사 등은 경영 재건 중인 닛산이 추진 중인 정리해고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는 현시점에서 경영통합을 서두르지 않아도 혼다나 닛산과의 상호공급 및 기술 제공 연계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혼다와 닛산도 단독으로 거액의 개발비용을 충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혼다와 닛산은 두 회사를 합쳐 2023년 기준 세계에서 총 735만대를 판매했다. 굳이 78만대를 판매한 미쓰비시를 합치지 않더라도 합병이 완료될 경우 이미 도요타자동차그룹(1123만대)과 독일의 폭스바겐그룹(923만대)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