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3년 오크통 숙성해야 재패니스 위스키'…표시 기준 오늘부터 시행

일본산 위스키 전 세계적 인기에 편승해 원산지 둔갑 행위 기승
3년 유예기간 거쳐 1일 도입…일본서 제조·발효·증류해야

일본 도쿄 미나미 아오야마의 한 바에서 지난해 6월 바텐더가 다양한 일본산 위스키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왼쪽의 야마자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위스키다. 2023.06.1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일본 주류협회가 자국산 위스키 인증 기준을 도입해 1일부로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하이볼' 등 일본산 위스키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편승해 원산지를 둔갑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AFP 통신과 일본 주류업체 아사히 등에 따르면 일본양주조합은 3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로 일본산 위스키 인증 기준을 전면 도입했다.

2021년 2월 제정된 조합 인증 기준에는 △일본에서 취수한 물을 사용하고 △일본 증류소에서 제조·발효·증류하며 △일본 내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시켜야 일본산 위스키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오크통은 700리터 이하, 시판된 위스키의 도수는 40도 이상이어야 한다. 색 보정을 위한 캐러멜색소 사용은 허용됐다. 일본산 위스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법적인 제재를 가하지는 않지만 일본 위스키 제조업체들은 업계 표준이 확립된 만큼 해외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위조품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이볼을 양산하는 산토리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고객들이 다른 제품과 구별해 일본산 위스키의 명성을 더욱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조합 일원으로서 자사 위스키 제품군이 앞으로도 관련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스키는 본래 영국 스코틀랜드가 본고장이지만 최근 일본산 위스키는 해외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연간 수출액은 2022년 560억엔(약 4990억원)으로 10년간 1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사히 계열사인 닛카 위스키의 '요이치 10년산'과 '야마자키 12년산'은 2010년대 초반부터 각종 권위있는 국제대회를 휩쓸면서 몸값이 뛰었다. 일본 주류업계는 이제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