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모교 강연서 외교 성과·핵군축 강조…방중의사 피력

"우크라에 대한 핵 위협 용인 안 돼" 다시 강조
일정 확정 안 됐지만 방중 추진…"민간교류도 중요"

18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 오쿠마 강당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모교 방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일본 총리관저) 2023.06.18/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8일 모교 와세다 대학을 찾아 강연했다. 학생들을 위한 응원과 함께 저출생·중일관계·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놨다.

FNN은 기시다 총리가 본인이 의장을 맡은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기시다 외교'의 성과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G7에 참석해 핵 군축에 대해 발언한 것이 "논의에 무게를 더했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위협은 용서할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한 나라다. 핵무기를 포기한 나라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에 위협받고 침략당했다"며 "이런 행동이 용인된다면 핵 군축·불확산(확산금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침략이 용인된다면 북한 등에 "역시 핵무기가 없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된다"고 염려했다.

테레비아사히와 ANN뉴스는 이 같은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한 점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강연 막바지에는 우크라이나에서 피난해 와세다 대학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 기시다 총리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이 연출됐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시다 내각의 핵심 정책 및 외교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저출생 대책에 대해 "사회 구조나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육아 부담이 여성에 집중되기 쉬운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취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취득한 사원의 업무를 분담한 이에게 응원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조성금을 마련하고 의무화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한편 기후변화 등 공통 과제에서는 협력하겠다"며 방중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 단 "현시점에서 정해진 예정은 없다"고 했다.

민간 교류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외교는 정부끼리(의 노력으로)만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도 활발히 교류하며 중일 간 가능성을 넓히길 기대한다"고 했다.

18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 오쿠마 강당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후배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강연에는 재학생 총 900여 명이 모였다. (출처 : 일본 총리관저) 2023.06.18/

후배들에게는 '설마'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기시다 총리는 "솔직히 모범적인 대학생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40년이 지나 이렇게 모교 오오쿠마 강당에서 강연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설마' 했던 일이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인생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설마'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를 향해 망설이지 말고 희망과 호기심을 갖고 뛰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강연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학생 총 9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직 총리가 와세다 대학에서 강연한 것은 2012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이래 11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1982년 와세다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으며, 와세다 대학이 배출한 8번째 일본 총리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