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해산 시기 저울질하는 기시다…이번 주 안에 결판 짓나
기시다 총리, 국민 심판 받을 대의명분 부족해 -요미우리
야당이 내각 불신임안 제출하면 명분 삼아 해산할 듯
- 권진영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강민경 기자 =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거 시기를 두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13일 기시다 총리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소문부터 가을 이후가 적절하다는 의견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최근 당 집행부원에 "언제 (중의원을 해산)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국회 회기는 오는 21일 종료된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 조기 해산권을 행사해 임기를 강제 단축하고 조기 선거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조기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국정 운영 및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중의원 임기는 2025년 10월까지인데, 총선에서 승리하면 2027년 여름까지 연장된다.
2024년 가을쯤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면 향후 3년은 의원들이 여유를 갖고, 선거 걱정 없이 구심력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기시다 총리로서는 더욱 강력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조기 총선 원하지만 내세울 '대의 명분'은 빈약한 기시다
중의원을 해산시키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목적은 정국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총리가 현 정치 상황 및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차기 총선에서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경우 해산권을 행사한다.
대표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1년 '아베노믹스 해산'과 2017년 '국난 돌파 해산'으로 불리는 두 차례의 조기 총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자의 의제는 경제, 후자는 저출생·고령화·북핵 위협 등 당시 아베 정권이 '국난'으로 규정한 문제들이었다.
반면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가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대의 제시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관계도 삐그덕대고 있다. 중의원 선거구가 재조정된 후 조기 총선 후보 공천을 두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명당은 조기 해산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내각 불신임안이 제출돼도 전혀 박력도 타격도 없다"며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정치 및 측근에 관한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 디지털화 된 일본의 주민등록증 '마이넘버 카드'는 오류가 속출해 결국 주무 부처인 디지털청장이 고개를 숙였다.
기시다 총리의 장남 쇼타로 정무 비서관은 관저에서 사적으로 송년회를 연 사실이 드러나 공사 구분이 안 된다는 여야의 질타를 받고 지난 5월29일 사임했다.
◇기시다, 야당의 내각 불신임안 내심 반기나
현재 가장 빠른 중의원 해산 시나리오는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고 이에 호응해 조기 총선이 이뤄지는 경우다.
NHK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입헌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국민에게 너무나 실례가 되는 해산이다. 결국 세금 낭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등 야당 측은 방위비 증액·출입국관리-난민 인정법 개정에 관한 논의를 연말로 미루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오카다 간사장은 내각불신임안 제출에 대해서는 "이즈미 겐타 당 대표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며 얼버무렸다.
자민당에서는 오히려 야당이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조기 총선의 "대의가 된다"는 입장이다. 이노우에 신지 간사장 대리는 NHK에 "중의원 해산은 기시다 총리의 전권 사항이지만 야당이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들이민다면 국민의 뜻을 물어볼 대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야당 측이 불신임안으로 방위력 강화 및 원자력 발전소 적극 활용 등 장기간 어느 정도 결판을 낸 실적에 대해 부정한다면 자민당으로서는 국민의 심판을 받자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는 내각 불신임안에 대해 "성격이 완고해서 상대방이 싸움을 걸면 맞대응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측근에 "선거는 빠르건 늦어지건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전격 '중의원 해산' 발표 나올까…자민당은 선거 준비 돌입
자민당에서는 이미 조기 총선을 위해 은밀히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일 자민당은 각 선거구에서 정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과 입헌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13일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전격 발표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13일 기시다 총리는 '아이 미래 전략 방침'을 결정한 후 기자회견에 응할 예정이다. 기시다 내각의 간판 정책인 '다른 차원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낸 후 이 자리에서 중의원 해산을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17일부터 일왕의 인도네시아를 방문과 16일 경제·재정 운영의 기본이 되는 '골태(골자) 방침' 각의 결정 시기에 맞춰 중의원 해산이 실시될 거라는 추측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이같은 시나리오를 모두 부정하고 있지만 의원들은 선거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민당 내 기시다파 소속 한 각료 경험자는 지난 5일 (선거) 지방에 사무소를 바로 빌릴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FNN에 따르면 자민당 모리야마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주 안으로 차기 중의원 선거구 후보자 공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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