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정권서 '출국금지' 확대…외국기업 압박 늘어
"인질 외교 이용해 양보 끌어내는 전술"
"미중 긴장 고조되며 출국금지 위험 부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집권한 이래 출국금지 조처를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적용하는 등 그 범위를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간첩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는 '반(反)간첩법(방첩법)'을 통과시킨 것과 함께 전방위로 외국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은 출국금지에 대한 법적 환경을 확대했다"며 "활동가부터 외국 언론인에 이르기까지 초국가적 탄압 및 기타 강압적 관행에 따라 출국금지를 점점 더 많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천칭안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의 출국금지와 관련해 최소 14개의 법률과 규정, 법적 해석 및 문서가 있으며 중국 당국은 이를 토대로 출국금지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출국금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인권단체는 2015년에만 최소 1400만 명이 출국금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추정했다.
또 2016~2020년 사이 최고 인민 법원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서 출국금지가 언급된 횟수는 약 5000건에서 3만9000건으로 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5년 동안 출국금지 관련 사건은 총 12만6829건 검색됐는데, 이 중 98.95%에 달하는 12만5575건이 민사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 사건 중에는 사업 분쟁, 채무 문제, 심지어는 이혼 소송 등이 포함됐다. 형사, 국가 배상, 행정 사건에 연루돼 출국금지를 받은 경우가 0.05%에 불과한 것이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이러한 민사 소송으로 외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외국인을 겨냥한 출국금지는 중국 정부의 '인질 외교'를 통해 양보를 끌어내는 전술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임원은 올해 출국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0일 민츠그룹의 베이징 지사를 급습해 중국 국적 직원 5명을 구속하고 해당 지점을 폐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회사가 불법 사업 운영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출국금지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 레스터 로스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출국금지 위험이 부각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자국민을 상대로 한 출국금지 조처는 대부분 경제범죄로 수사받는 개인이거나 정치적 대상에게 내려졌고, 신장 위구르족과 같은 소수 민족을 탄압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출국금지 조처를 받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인권운동가 시앙 리는 로이터에 "그들은 어떤 이유를 대서든 당신이 출국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중국에는 법치가 없다. 법은 중국 공산당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26일 간첩 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방첩법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법안은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된다.
방첩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인 행위가 적발되지 않더라도 '간첩 단체와 대리인에게 빌붙는 행위', 즉 교류만 있으면 해당 대상이 간첩 또는 간첩 대리인으로 규정돼 처벌될 수 있다. 국가의 안보나 이익에 관련된 문서·데이터 등을 빼돌리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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