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빵빵하게 줄게…비전공도 OK" 반도체 인력난에 팔 걷어붙인 중국
반도체 공학 석사과정 등록자 두 배 증가한 2893명
엔지니어 초봉도 20만위안→40만위안으로 두 배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이 자국 내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인재 육성이 이전보다 더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봉이 두 배로 뛰어오른 가운데 다른 과목을 전공한 학부 졸업생들도 반도체 산업으로 몰리고 있다.
대학에서 재료과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분야에 취업한 클라라 자오는 "반도체 산업의 전망은 유망한 반면, 일반 학교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취업하기가 예전만큼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정보산업발전센터와 무역 단체인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공동으로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20만명의 반도체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 궁극적으로 군사적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며 중국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 하면서, 중국으로서는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이 더욱 급선무가 됐다.
류중판 중국과학원 원사는 이달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공급망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 인재 양성에 우선 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중국 내 반도체 교육 커리큘럼이 대만과 미국의 선진 학교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실무 경험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리서치 회사인 IC와이즈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반도체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의 60% 이상이 해당 분야에서의 인턴십 경험 없이 졸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졸업한 학생들과 학계에 따르면 중국 대학들은 기업 연구소나 반도체 제조 공장에서 유용한 최신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교수들에게 반도체 관련 논문 발표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면 대만 정부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4개 대학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나섰다.
반도체 분야의 채용에 관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왕즈양은 "대만의 산학 협력은 매우 훌륭하다"며 "한 학생이 3년 동안 대학원에서 공부하더라도 수업에 참여하는 건 반년뿐이고 나머지는 실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기업도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지난 2021년 선전공대에 집적회로(IC) 전문 학교를 설립했다.
그래도 중국 내 반도체 전공생들은 점차 늘고 있다. 중국 상위 10개 대학에서 반도체공학을 공부하는 석사 과정 등록자는 지난해 2018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2893명에 달했다.
학부 과정에서도 관련 전공자 수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의 채용 대행사는 반도체 분야 엔지니어의 초봉이 2018년 이후 약 20만위안(약 3773만원)에서 40만위안(약 7546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인력 충원을 위해 많은 사립 교육기관이 생겨났고, 주로 반도체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목을 전공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패스트트랙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는 '부트캠프' 같은 것들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전직 엔지니어가 상하이에 설립한 이노(EeeKnow)라는 업체는 60일 내로 Cortex-M3 MCU 프론트엔드 설계 및 검증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업을 듣는 데 드는 비용은 2000~4000위안이다.
학부에서 재료과학을 전공한 애브너 정은 "반도체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하라는 블로그 게시물을 읽고 이노의 강좌에 등록했다"며 "나는 지금 이미지 처리 반도체를 만드는 중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반도체 엔지니어링으로 취업 분야를 바꾸지 않았다면, 아마도 자동차나 기계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취직해야 했을 수 있다"며 "그런 산업은 이미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 불어닥친 거대한 파도에 탑승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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