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례적 美 직접 겨냥…"美 봉쇄로 中 발전 심각한 도전"
WSJ "시진핑 미국 직접겨냥 이례적…책임 돌리기 위한 것"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최고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우리(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봉쇄·포위·억압을 자행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없이 심각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은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 온 시 주석의 발언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시 주석은 국내 연설에서 미국을 비판적인 어조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관영 언론 등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는 정제된 형태로 걸러졌다. 그는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특정 국가"라는 신중한 표현을 쓰곤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당대회에서 "중국을 억압하고 봉쇄하려는 외부의 시도는 언제든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WSJ는 이제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 한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함으로써 하위 관리들과 관영 매체들이 널리 사용하는 민족주의적 수사학을 자신과 결부시키려 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정협에 소속된 기업인들 앞에서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민간 부문 규제와 혹독한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자신의 결정으로 흔들린 경제의 책임을 어느 정도 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압력을 설명하기 위해 억압과 봉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 외교부의 대변인들은 종종 격앙된 어조로 이런 표현을 썼다.
왕 위원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은행가이자 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인 존 손턴에게 "미국은 중국에 대한 불합리한 억압과 봉쇄를 버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을 진지하게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회의에 참석한 중국 공상업연합회 관계자들 앞에서 "공산당은 항상 민간 기업들과 기업가들을 우리 인민들로 간주해 왔다"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당신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 계층이 과거 중국의 경제 호황으로부터 불균형적인 이익을 얻었다는 지적과 관련해 기업인들에게 책임감과 정의감, 동정심을 가지고 부를 추구하며 부의 재분배를 목표로 하는 "공동 부유"에 기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재계가 당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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