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행정장관에 '外변호사 보안법 재판 참여' 결정권 부여

재판 앞둔 민주화 인사 지미라이, 英 변호사 선임 여파?
"홍콩 법제도 내 '이중국가' 형성…독립성·신뢰성 손상"

홍콩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5)의 모습. 2021.02.2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중국 최고 입법기관이 30일(현지시간) 존 리 홍콩 행정장관에게 외국 변호사의 국가보안법 사건 재판 참여 결정 권한을 부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NPCSC)는 이날 리 행정장관이 외국인 변호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을 포함한 재판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중국은 홍콩 내 민주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2020년 전면적인 국가보안법을 시행했다. 다만 보안법상 홍콩 법원은 홍콩 내 근무하는 타 관습법 관할구역 출신 변호사 참여를 허용했다. 특히 특정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 그러했다.

중국 상무위 결정으로 홍콩 법원은 외국인 변호사 재판 참여를 위해 증명서를 취득해야 한다. 어길 시 국가보안위원회가 대신 판결할 수 있다. 보안위는 리 행정장관과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주임이 공동 위원장으로 있으며 위원회 판결에 대해선 법적 이의 제기가 불가하다.

이 같은 결정은 현재 수감 중인 홍콩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5)가 다가오는 보안법 사건 재판에서 영국 왕실 변호사 티모시 오웬을 선임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홍콩 고등법원은 라이의 요청을 수락했으나 리 행정장관은 외국인 변호사 참여 여부에 대해 중국 상무위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다. 그 사이 라이의 재판은 지난 13일에서 내년 9월로 9개월 연기됐다. 라이는 지난해 7월 빈과일보 경영진 및 편집부 간부 6명과 함께 외세와 공모해 국가보안 위태롭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AFP에 따르면 비평가들은 이번 결정이 홍콩 사법제도 내 '이중국가'(dual state)를 만들었고 중국과 홍콩 고위 관료들이 장악한 보안위를 어떤 국가보안 사건 판결도 뒤집을 수 있는 '전지전능한 권력'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에릭 라이 미 조지타운대 아시아법센터 연구원은 "이중국가를 만들었다"며 "만약 법원 판결이 행정장관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뒤집힐 수 있는 극히 이례적인 형사사법체계"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안법에 의해 기소되지 않은 사건으로도 번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해당 결정이 홍콩 사법 체계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손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전직 경찰청장 출신 이모씨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외국 변호사들이 '적대적' 국가 출신이기 때문에 국가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강요·조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