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만나는 기시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명시하나

미·일 정상회담 앞두고 개정 완료하겠다는 속셈
현실은 2022년 참의원 선거까지 미뤄질 가능성 커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글래스고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지난달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놓고 여당과 협의에 들어간다. 연정 상대인 공명당과 의견 차이가 커 자충수가 될 수도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관련 사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총선 공약이었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전략을 개정하는 안을 놓고 이달부터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자위 목적으로 적국의 군사 거점을 폭격기나 미사일 등으로 선제공격해 파괴하는 것으로, 사실상 '전수방위' 원칙을 깨는 것이어서 논란이 돼왔다.

문제는 연정 상대인 공명당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야마구치 나츠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달 공영 NHK방송에 출연해 적 기지 공격 능력에 대해 "케케묵은 논의"라고 일축했다. 공명당은 반도체 등 중요 품목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등 경제 안보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의견 충돌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에도 안전 보장 관련법을 두고 자민당은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수시로 가능하게 하는 항구법을 주장한 반면 공명당은 파견별로 특별조치법 제정을 요구했다. 결국 당시 정부와 여당의 조정으로 국회에서 사전 승인을 거치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2022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명당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은 자민당으로선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런데도 기시다 총리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단시간 간담'하면서 조기에 방미 일정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4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을 때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일본의 방위력 강화의 결의'를 확인한 바 있다. 이 '방위력 강화의 결의'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미국에 직접 전해 승인받겠다는 것이 기시다 총리의 구상인 셈이다.

그럼에도 닛케이 등 현지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국가안전보장전략을 개정하는 것은 2022년 여름 참의원 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은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도 따로 마련하는 등 신중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리란 게 닛케이의 예측이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병행해 자민·공명 양당과의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pb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