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에 중산복 입고 나타난 시진핑…무슨 뜻?

시진핑 주석이 중공 100년을 맞아 천안문 문루에서 연설하고 있다. -CCTV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축하연설을 하기 위해 천안문 문루에 올랐다. 70여년 전 마오쩌둥이 그랬던 것처럼…

마오는 1949년 10월 1일 천안문 문루에 올라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됐다(中華人民共和國 成立了)”는 한마디로 중공의 출범을 국내외에 알렸다.

1949년 10월 1일 천안문 문루에 올라 중공 성립을 발표하는 마오쩌둥. - 공산당 신문왕 갈무리

이후 70여년이 흐른 2021년 7월 1일, 시 주석도 그 자리에 섰다. 그런데 그는 '중산복' 차림이었다.

중산복은 현대 중국의 아버지 쑨원(孫文)이 1911년 신해혁명에 성공한 이후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고안한 근대 예복이다. 쑨원의 호인 중산(中山)에서 이름을 따와 중산복이라 한다.

흔히 '인민복'으로 불리며, 마오쩌둥이 즐겨 입어 서양 권에서는 '마오 슈트'(Mao suit)'라고 부른다.

시 주석이 중산복을 입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그동안 주로 양복을 입었다.

2021.5.12/뉴스1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양복을 입었으며,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전인대 때도 양복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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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중산복을 입은 것이다. 그것도 천안문 문루에 오른 중공의 주요 인사 중 유일하게 그 혼자만 중산복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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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가 연설했던 연단 바로 밑 천안문에 대형 초상화가 하나 걸려 있다. 바로 마오쩌둥 초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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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상화의 마오쩌둥도 중산복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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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도 비슷하다. 시 주석을 중공의 아버지 마오와 동일시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연출로 풀이된다.

그는 축하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 어떤 외세의 괴롭힘이나 압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만약 그런 망상을 한다면 반드시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 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벽에 머리가 부딪혀 피를 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서방은 머리에 피를 흘릴 것을 각오하라는 경고다.

이는 마오를 떠오르게 한다. 중국 인민이 마오를 가장 존경하는 것은 그가 서구 제국주의 세력을 모두 몰아내고 중국에 '자주'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자신을 마오와 동일시함으로써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서방세계에 보내는 한편 마오처럼 종신 집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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