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음달부터 레이와(令和) 시대…30년만에 새 연호(종합)
중국 고전 대신 일본 고대 시가집 '만요슈'서 인용
아베 "매화꽃처럼 일본인 희망도 활짝 피어나길"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정부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일왕에 즉위하는 내달 1일을 기해 현재의 '헤이세이'(平成) 대신 '레이와'(令和·れいわ)란 새 연호(年號)를 사용한다.
NHK·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연호 제정에 관한 정령(政令·정부령)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전문가 간담회와 중·참의원 의장단 및 전체 각료들과의 협의를 거친 뒤 (새 연호를) 각의에서 결정했다"며 "'레이와'는 '만요슈'(萬葉集·만엽집)에서 실린 '매화가'(梅花の歌)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요슈'는 현존하는 일본 시가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일본 정부가 연호를 정하면서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서를 출전(出典)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별도 회견을 통해 "1200여년 전에 편찬된 만요슈는 우리나라(일본)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國書)"라면서 "'레이와'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함께하는 가운데 문화가 생성되고 자라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에 활짝 피는 매화처럼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망을 크게 꽃피우는 그런 일본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에서 '레이와'를 새 연호로 결정했다"며 "희망이 넘치는 새 시대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고자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일왕 즉위 이후 재임기간을 나타내주는 연호가 제정된 건 645년 고토쿠(孝德) 일왕 재임 때의 '다이카'(大化) 이후 이번이 248번째다.
현재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선 공문서 등의 날짜 표기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해를 기원으로 하는 서력(西曆)과 연호를 함께 쓰고 있다. 일본은 현재 연호를 사용하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날 새 연호 발표에 따라 1989년 12월 아키히토(明仁) 일왕 즉위 뒤 약 30년 간 사용돼온 '헤이세이' 연호는 이달 30일 그의 퇴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33년생인 아키히토 일왕은 '고령'을 이유로 2016년 8월 중도 퇴위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일본 정부는 관련 법률 정비 등을 통해 그의 양위(讓位·왕위를 물려줌)를 준비해왔다.
일왕이 죽기 전에 왕위를 왕세자에게 물려주는 건 1817년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202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일왕가의 제도·규칙 등을 정한 법률 '왕실전범'(典範)은 일왕 사후 왕위 승계에 관한 규정만을 담고 있어서 일본 정부는 2017년 6월 아키히토 일왕 1대에 한해 생전퇴위를 가능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특례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는 아키히토 일왕의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내달 1일 0시를 기해 공식적으로 사용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세계 195개 나라와 국제기구에도 새 연호가 제정됐음을 알렸다"며 "앞으로 그 의미 등 또한 계속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s4174@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