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러우면 모두 검문"…'트럼프 숙소' 철통 보안(종합)

성김 10일 샹그릴라서 목격…北과 실무협의 하는듯
도로 일시 폐쇄 가능한 장치도 곳곳 배치

10일(현지시간) 샹그릴라 호텔 입구 근처에서 수십명 병력이 후송차량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갔다. ⓒ News1

(싱가포르=뉴스1) 윤지원 기자 =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문 준비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전부터 호텔 주변에 병력이 대거 투입됐고 미국 정부 실무진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5분(한국시간 오후 9시35분)께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샹그릴라 호텔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호텔 메인 출입구 싱가포르 국기 옆에 성조기를 게양했다. 주차 관리 직원은 "원래부터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호텔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호텔이 준비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검문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오전 10시께 샹그릴라 호텔 입구 곳곳에는 이미 민간 안전 요원과 경찰들이 대거 배치됐다. 서문 쪽에 배치된 한 민간 요원은 "투숙객 등 일반인 모두를 대상으로 검문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오께는 군인 수십명을 태운 버스가 호텔 문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려 일렬로 호텔 안으로 진입했다.

아직까지 행인을 대상으로 한 검문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단 호텔 입구로 들어가려는 택시 등 차량에 보안 요원이 접근해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샹그릴라 호텔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보도에 서있던 기자에 보안 요원이 다가와 "왜 여기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호텔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부터 '차량 검문'을 예고하는 표시판이 곳곳에 설치된 모습도 목격됐다.

샹그릴라 호텔 주변에는 도로를 일시에 봉쇄할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동시 사용될 것이라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 News1

호텔 주변에는 도로를 일시에 폐쇄할 수 있는 차단 장치가 배치됐다. 한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 즉각 도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서문쪽 가든윙, 메인 로비로 가는 길목의 복도에는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오후 1시께 보안 검색대를 관리하는 경찰은 "의심스러운 사람을 대상으로만 검색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모든 투숙객이 검색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 담당관 등 미측 협상 실무진이 호텔 로비에서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간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실무 접촉을 해온 성 대사는 싱가포르에서도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아직 끝내지 못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핵폐기)' 관련 합의를 싱가포르에서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샹그릴라 호텔은 북미 정상회담 기간 일반 객실 예약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프론트 직원은 "10일부터 12일까지 호텔에서 예약이 가능한 룸은 하룻밤 785 싱가포르 달러의 주니어 스위트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별도 예약이 가능한 온라인에서는 일반 객실을 찾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대표단 몇 명이 방을 예약했느냐'는 질문에 "그건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방을 예약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이 투숙하는 메인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스위트룸이 모여있는 밸리윙에 묵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샹그릴라 호텔 부근을 특별 행사 구역으로 지정해 행인 등을 대상으로 엄격한 검문·검색을 예고했다. 공격용 소지품은 물론 드론 등 보안에 우려가 있는 품목도 모두 반입이 금지된다.

샹그릴라 호텔은 모든 투숙객이 아닌 위험인물로 간주되는 사람을 대상만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게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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