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당 주석직 얻고 후계자 내줬다?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당 주석을 얻는 조건으로 후계자 자리를 공청단 출신인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에게 내주었다는 빅딜설이 나오고 있다.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 - SCMP 갈무리

이 같은 빅딜설의 진원지는 홍콩의 빈과일보다. 홍콩의 빈과일보는 한자로 발행되는 신문으로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홍콩의 주요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보다는 공신력이 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 빈과일보가 18일 개막되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재의 당 총서기보다 강력한 당 주석에 오르고, 자파가 아닌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를 후계자로 낙점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의 근거는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현 권력층의 비리를 폭로해온 궈원구이(郭文貴) 중국 정취안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자적으로 입수한 명단이라며 차기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의 명단을 트위터에 올렸다.

궈원구이는 한때 중국 공산당 간부들의 금고지기를 했다. 왕치산( 王岐山) 당 기율위 서기가 반부패 캠페인을 벌이자 현재 미국으로 도피해 있는 상태다. 그는 재산 관리를 해 준 당 고위간부를 통해 이 같은 명단을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진핑 국가주석은 공산당 총서기를 맡고 있다. 공산당 총서기와 공산당 주석이 다른 점은 명문화 된 것은 없으나 공산당 총서기는 공산당 최고 권력기관인 상임위에서 투표를 할 때 1/N의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공산당 주석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산당 역사에서 마오쩌둥만 주석이라는 직함을 달았고, 마오가 비토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궈원구이가 공개한 상임위 명단에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외에 공청단파의 왕양 부총리와 후춘화 서기,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한정 상하이 서기, 시진핑 주석 측근인 리잔수 당 중앙판공처 주임과 천민얼 충칭 당서기가 상무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자쥔 3명, 공청단파 3명, 상하이방 1명으로 구성된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많이 예상돼 온 라인업이다.

빈과일보는 궈원구이 리스트에 대해 "시 주석이 새 지도부 구성하는 계파 간 협상에서 당 주석직과 후춘화의 후계자 자리를 맞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공청단파인 후춘화를 후계자로 인정하는 대신 자신이 당 주석 직에 오르는 '빅딜'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홍콩의 영자지인 SCMP와 서구의 언론들은 빈과일보의 이같은 보도를 받지 않고 있다. 검증된 것도 아니고 소스가 현재 도망 중인 궈원구이라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공산당 당 대회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각종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를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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