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그림자서 빠져나온 日여배우…'스타 꿈궜는데'
-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스타를 꿈꿨던 고자이 사키는 도쿄 거리에서 우연하게 만난 모델 스카우트가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을 때 꿈이 실현되게 됐다고 기뻐했다.
당시 24세였던 고자이는 스카우트가 소개해준 에이전시와 서둘러 계약을 맺었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스타가 될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하지만 계약한 곳은 모델 에이전시가 아니었고, 고자이는 회사로 출근한 첫 날에 카메라 앞에서 성관계 맺는 것이 자신의 일임을 깨달았다.
고자이는 AFP통신에 "나는 옷을 벗을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는 것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주변에 20명 정도가 있었는데, (내가 함께 작업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여자도 둘러싸여 있으면, '안돼'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30세인 고자이는 일본의 수십억 달러 규모 포르노 산업에 강요에 의해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그 어둠에서 빠져나고 있는 여성들 한명이다.
성인 영화는 일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포르노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다. 하지만 이 산업의 어두운 측면과 업계 종사자들의 권리는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여성들이 때로는 잔인하기도 한 정사 장면을 자신의 의지에 반해 찍어야 한다는 혐의로 일본의 포르노 업계는 변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하며 전례없이 사과를 했다.
한 여성에게 100여편의 음란물에 출연하도록 강제한 혐의로 지난 6월 도쿄에서 막스재팬 사장 등 남성 3명이 근로자 파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며 일어난 일이다.
고자이처럼, 이 여성도 모델일을 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포르노 모집책은 스타가 될 수 있다고 환상을 심어주면서 미성년자를 포함해 젊은 여성들을 꼬드긴다. 때로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유혹한 뒤 빚을 갚으라며 영화를 찍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AFP가 인터뷰한,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여성은 가수가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에이전트의 말에 속아서 포르노 업계에 들어오게 됐다.
이 여성은 일이 어떤 성격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계약을 맺었다. 26세의 이 여성은 "에이전시가 수개월 동안 나를 설득했다. 계약을 맺은 뒤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저항했다. 하지만 고자이와 다른 이들처럼,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세워진 비영리 그룹 라이트하우스는 올해 상반기에 포르노 업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에게 접촉한 배우가 6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우스의 대변인 세가와 아이키는 "우리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희생자들은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자이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아 신경안정제들 달고 산다. 그리고 가족과 연락을 끊고 자신의 경력에만 집중하라는 에이전시의 설득에 점차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고립됐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이성적인 결정은 할 수가 없었다"고 털아놓았다. 고자이는 결국엔, 자신을 세뇌시켰다는 에이전시를 떠났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성인 영화를 계속 찍고 있다.
◇매년 약 3만편의 포르노 제작
지난해 도쿄지방법원은 AV 출연을 거부한 20대 여성에게 위약금 2400만 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기획사에 대해 "막대한 위약금을 방패삼아 뜻에 반하는 출연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매년 약 3만편의 성인 영화가 출시된다. 특히, 인터넷 시대이기 때문에 강요된 음란물을 삭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여성은 과거와 단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성형 수술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할 계획이었지만 이 일을 하기 전에 자살했다.
전직 AV 여배우이자 작가인 가와나 마리코는 올 여름에 성인영화 업계에 표준화된 투명 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조직을 설립했다.
전 에이전시 상대로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고자이는 이들이 체포되고 언론에서 다뤄지는 것은 변화를 위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고자이는 "내가 전례가 될 수 있다면, 이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다른 소녀들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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