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트다운 언급 말라' 도쿄전력 보고서 사실 무근"
에다노 前관방 "참의원선거 앞두고 일방적 발표…법적조치 검토"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간 나오토(菅直人) 전 일본 총리 측은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때 '멜트다운(노심(爐心) 용융)'란 표현을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도쿄전력 보고서에 대해 17일 거듭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NHK 등에 따르면 간 전 총리 재임시절 관방장관을 지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민진당 간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전력 측에 '노심 용융' 표현을 쓰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없다"면서 "(해당 보고서 내용은) 상당히 부적절하고, 엄중 항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쿄전력 제3자 검증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 도쿄전력의 원전 사고 은폐·축소 의혹과 관련, 전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사고 발생 사흘 뒤인 2011년 3월14일 시미즈 마사타카(淸水正孝) 당시 도쿄전력 사장이 기자회견을 하던 무토 사카에(武藤栄副) 부사장에게 "노심 용융" 등이 적힌 메모를 전달하면서 "총리 관저 측의 지시니까 이 단어를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당시 총리는 민진당의 간 나오토 중의원 의원이 맡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에다노 간사장은 검증위가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자신과 간 전 총리에게 어떤 문의도 한 사실이 없다며 "도쿄전력의 일방적 해명만 늘어놓은 것이어서 심히 불성실하다. 간 전 총리와 나, 그리고 민진당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했다"고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에다노 간사장은 또 "참의원선거(7월10일)를 앞두고 일방적이고 불성실한 조사결과를 공표한 것은 선거 방해란 의심을 피할 수 없다"며 도쿄전력과 검증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간 전 총리도 별도의 입장 발표를 통해 "당시 총리였던 나 자신이 도쿄전력이나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멜트다운' 또는 '노심 용융'이란 표현을 쓰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간 전 총리는 이어 "당시 총리 관저엔 정치인과 관료 외에 도쿄전력 관계자도 있었다"면서 "(보고서에 나온) '관저 측'이 구체적으로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 발생 당시 (총리) 관저 상황 등에 대한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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