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국인 운전면허 취득 '메카'로…시험 쉽고 비용도 저럼

면허+ 관광 결합 상품도 등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머니투데이방송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이슈-중국몽(中國夢) 위기와 기회사이"컨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이날 행사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중국판 아메리칸드림으로 불리는 "중국몽"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2015.5.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제주도가 중국인 운전면허 취득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국 당국의 통계를 인용해 올 5월까지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외국인 1093명 가운데 중국인은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들어 5개월간 제주도에서 면허를 획득한 중국인은 지난 한해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0년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중국인은 68명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에 99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화통신은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하는 중국인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험이 쉽고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취득 과정이 간편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2011년 한국 정부가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하면서 이론교육(5시간), 장내 기능시험(2시간), 도로 주행 시험(6시간)을 모두 합쳐 13시간만 받아도 되는 점 때문에 중국인들이 제주도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32세인 중국인 류 씨는 "중국 국내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면허를 획득하는 과정이 매우 쉽고 귀국 후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중국 운전면허증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만약 이번 시험에서 면허를 취득한다면 친구들에게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국인 후리 씨는 "교습학원에서 한국인 강사가 수업을 하지만 좌석에 설치된 화면에 강의 내용이 중국어로 번역돼 있다"며 "이론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들이 대부분 나와있어 이것만 외운다면 시험 볼 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한국 운전면허 취득 난이도를 별 1개로 평가한 반면 중국의 난이도는 5개라고 평가했다.

취득 비용 역시 중국 대비 저렴하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약 5400위안(약 100만원)이지만 한국 내 취득 비용은 이에 절반 수준에 불과할 뿐 아니라 4~5일이면 면허증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경우 면허 발급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되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는 1년6개월까지도 걸린다.

이 외에 한국 면허증은 취득 직후 바로 운전이 가능한 점, 미국,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 역시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면허를 발급받더라도 '실습기'를 두고 1년 이내에는 고속도로 운전이 금지되며 해외에서 사용할 수 없다.

제주도가 운전 면허 취득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름에 따라 중국어 통역 직원을 채용하는 운전면허 학원도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여행사들은 면허와 관광을 결합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 여행사가 출시한 상품을 보면 9700위안 (약 170만원)부터 시작하는 상품에는 운전면허 취득 비용, 숙박, 5일간 조식 및 중식이 포함됐다.

일부 여행사는 "기초가 없더라도 3일이면 시험을 볼 수 있고 중국어 시험문제도 있어 이틀 후 면허증을 손에 쥘 수 있다. 합격률은 98%" 등의 문구로 광고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인 황 씨는 "중국 내 학비가 상승하고 있으며 베이징의 경우에 시험 등록 비용만해도 5000위안이 넘는다"며 "같은 돈이면 차라리 제주도에 와서 여행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주도에서 양산되는 '속성' 면허증이 오히려 중국 도로교통 안전을 해칠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유력 일간지 신경보는 지난해 12월께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 "단기 체류하는 중국인에 대해 한국 정부가 면허 시험 응시를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한국 측은 현행 법상 응시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한국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운전면허증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쉬운 운전면허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국가는 국가 사정을 고려해 운전 면허 시험 제도를 마련했다"며 "해외 면허 취득자가 운전 경험이 없을 경우 교통 상황이 복잡한 중국 내에서 운전하는 데 있어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하려는 중국인이 많은 것을 단순하게 금지시키거나 보고도 못 본 척할 것이 아니라 중국 내 면허 취득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