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망언' 일본유신회 하시모토- 이시하라 분당 위기
일본 1야당 지위까지 넘보며 승승장구했던 극우 신당 일본유신회가 내부분열로 분당 위기에 내몰렸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공동대표의 잇단 위안부 망언이 결국 두 대표간의 자중지란을 불렀다.
참의원 선거 전초전 격인 도쿄도의원 선거를 단 3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의 존망까지 거론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이번 사태는 하시모토 오사카시장과 함께 일본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지사가 뒤늦게 하시모토의 위안부 발언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발언 직후에는 막상 "틀린말은 아니다"며 두둔했던 이시하라 공동대표는 지난 18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당의 세력 저하를 초래해 크나큰 민폐를 끼쳤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하시모토 시장의 진퇴 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 대표는 같은날 하시모토 대표에 전화를 걸어 TV에 나와 도의원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에 하시모토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밝히겠다"며 거절했으나 결국 20일 후보들과 당 전체 의원들에 사죄 메일을 보내며 한발 물러났다.
그는 메일에서 "개인적인 정치신념에 근거한 태도와 행동으로 눈앞에 닥친 여러분의 전투가 힘들게 됐다"며 "정치적 이익에 신념이 좌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아직도 위안부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이미 하루 전날 오사카 시청에서 23일 도쿄도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하시모토 대표는 이시하라 대표의 비난에 대해 "신뢰관계가 있으니까 혹독한 의견을 말하는 것"이라면서도 "유권자가 안된다고 하지 않는 한 말하고 싶은 것을 계속 말할 것"이라며 당내 비판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하시모토 대표의 사임 시사에 가타야마 토라노스케(片山虎之助) 의원단 정조회장을 비롯힌 유신회 간부들은 잇따라 "필요 없다"며 중재에 나섰다.
가타야마 회장은 "하시모토와 이시하라 양 대표의 강렬한 개성과 리더쉽이 있어 당이 있다"며 하시모토 대표에 사퇴를 거듭 만류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는 애정이 있으니 약간의 오해가 있어도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두 대표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마쓰노 요리히사(松野賴久) 의원단 간사장도 "당 대표가 위기 상황을 각각의 입장에서 걱정하고 논의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유신회가 분열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견해를 부정했다.
그러나 하시모토 위안부 발언으로 최근 지지율이 5%대까지 추락한 일본유신회가, 그것도 도쿄도의원 선거를 불과 3일 남겨둔 시점에서 이번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애당초 이시하라의 신당 '태양의 당'과 연합체 형태인 일본유신회가 두 수장의 갈등을 계기로 그간 쌓였던 불협화음을 한꺼번에 폭발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있다는 관측이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유신회 내부에서 하시모토 파로 분류할 수 있는 오사카 출신 일부 간부들은 도쿄도지사를 역임한 이시하라 대표가 이끄는 도쿄 출신들과 결별하고 모두의당(다함께당)과 손잡고 당을 재편하자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23일 도쿄도의원 선거를 무사히 넘긴다 하더라도 내달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창당 1년이 채 안돼 당이 해체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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