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수출, 전쟁 전 85% 회복…호르무즈·우회로 수출 모두 증가
호르무즈 통과 원유 하루 1000만 배럴 육박…사우디 등, 미군 호위 속 운항 늘려
동서송유관 복구에 홍해 얀부항 선적도 재개…이란 공격 위험에 "정상화까진 아직"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급감했던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9월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과 항만을 통한 원유 수출도 하루 평균 600만 배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전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의 약 85%에 해당한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00만 배럴, 중동 지역 전체 원유 수출량은 약 1900만 배럴이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항의 원유 선적량은 이달 초 하루 약 150만 배럴에서 현재 약 650만 배럴로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의 전체 원유 수출량도 하루 평균 약 1300만 배럴까지 회복했다. 이는 이들 3개국의 전쟁 전 수출량의 약 80%에 해당한다.
NYT는 미국이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수송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노터데임대의 유진 골즈 정치학 부교수는 "상당한 양의 원유가 수출되고 있으며 해운업체들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그 양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도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지난 몇 달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10억 배럴의 원유가 수송됐다고 밝혔다. 쿠퍼 사령관이 언급한 '몇 달'이 두 달을 의미한다면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00만 배럴 이상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은 지난 11일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송유관 운영을 재개한 데 이어 홍해 얀부항에서도 유조선에 대한 원유 선적을 재개했다. 현재 동서 송유관의 원유 수송량은 하루 약 350만 배럴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제유가는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로 원유를 수출하는 동서 송유관의 복구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2.56% 내린 배럴당 102.59달러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48% 하락한 배럴당 8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전쟁 직전 브렌트유가 배럴당 72.48달러, WTI가 67.02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걸프 지역의 원유 수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전 세계 공급량은 여전히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유 공급은 여전히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겨냥한 공세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유조선 보호 지원 역시 무기한 지속되기는 어려워 원유 수출량이 다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BOK파이낸셜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이 회복되면서 이란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이스대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짐 크레인 연구원은 "이란이 원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수단은 분명 매우 많다"며 "현재 이란이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생산량이 더 늘어나야 하고 정유시설 가동도 다시 확대돼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따른 안전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완전한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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