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서 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청년들의 희망 되살리겠다"

모하메드 6세 국왕, PAM 소속 엘만수리 총리로 지명

파티마 에자흐라 엘만수리 모로코 총리 지명자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모로코 국왕이 지난주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 우익 정당의 파티마 에자흐라 엘만수리 마라케시 시장(50)을 모로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지명했다고 왕실이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로코 신뢰현대당(PAM)은 이번 총선에서 하원 395석 중 97석을 획득해 제1당에 올랐다. 비록 투표율은 지난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PAM은 2위 정당보다 31석을 더 확보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2위 정당은 종전 제1당인 독립국민연합(RNI)으로, 66석을 얻었다.

이에 모하메드 6세 국왕은 PAM 소속의 엘만수리에게 공식적으로 "새 내각 구성"을 지시했다. 다만 단독 과반 확보에는 실패함에 따라, PAM은 5년 임기 동안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PAM은 2008년 현 왕실 고문인 푸아드 알리 엘힘마가 이슬람주의 운동에 대항하기 위해 창당한 정당이다. 총리를 맡게 된 엘만수리는 과거 2009년 마라케시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낙선 후 2021년 다시 시장직에 복귀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엘만수리는 주택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엘만수리 신임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청년층을 짓누르는 실업난과 치솟는 생활고, 만성적인 사회적 격차 등 시급한 민생 현안들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앞서 선거 유세 동안 엘만수리는 "청년들이 위기를 겪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에게 답을 주어야 한다"며 "말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통해 그들의 희망을 되살리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총선은 수만 명의 모로코 청년들이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로 무더기 월경을 시도하며 사회경제적 좌절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 불과 몇 주 뒤에 치러졌다. 또한 보건과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로 거리로 나섰던, 이른바 'Z세대 시위'가 벌어진 지 1년 만에 열린 선거이기도 하다.

PAM은 향후 5년 임기 동안 연평균 5%의 경제 성장률, 2%대의 물가 상승률, 그리고 최소 100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