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7개월에 이란 민생 '휘청'…"경제난이 외교 재개 압박"

로이터 "약값·집세도 버겁다…실직 늘고 암시장 확대"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옆으로 미사일이 전시돼 있다. (WANA 제공). 2026.9.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의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이란 국민들이 치솟는 생활비와 실업, 의약품 부족 등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핵심 재정 수입원인 원유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쟁 부담이 서민 생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베흐남 리아지는 "수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고 물건을 팔고 있지만 가게 문을 닫으면 실업자가 되기 때문에 계속 영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님들 역시 생필품 외엔 소비를 크게 줄인 상태다.

의약품과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북부 이란에 사는 한 60대 여성은 남편의 공무원 연금으로 생활하지만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모의 약과 성인용 기저귀를 구입하기조차 버겁다고 말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수도를 떠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전직 엔지니어는 아내와 함께 테헤란 외곽의 열악한 지역으로 이사했다며 저축도 거의 소진했다고 전했다.

민간 부문의 고용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가 접촉한 이란인들은 기업들의 감원과 소비 위축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암시장 거래가 흔해졌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졌고, 일부에선 수술이나 검문 과정에서 뇌물 요구가 늘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로이터는 미국과 중동,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 최근 미·이란 사이에 다시 외교적 움직임이 나타난 배경에도 이 같은 경제적 압박이 일부 작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제난이 실제로 이란 지도부의 양보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걸프 지역 에너지 수출을 압박하며 미국과 국제사회에 맞서고 있다.

이란 전쟁은 지난 2월 미·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으며, 이에 이란은 중동산 원유·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수송로였던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