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답변 기다리는 이란 "우리가 석유 못 팔면 아무도 못 팔아"
의회·혁명수비대서 잇단 '강경' 메시지…"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비난도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이른바 '7일 계획'에 관한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이란 의회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로부터 잇따라 대미 강경 메시지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란이 석유를 팔지 못한다면 역내 어느 나라도 석유를 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에 안보가 없다면 역내 어떤 인프라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우리가 전에도 말했듯 이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 7월에도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조치 등과 관련, 이란의 원유 수출이 막히면 다른 역내 국가의 원유 수출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경고한 적이 있다.
갈리바프 의장의 이날 발언 역시 이 같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긴 하나, 미·이란 양측이 카타르 등의 중재 아래 종전안에 관한 간접 접촉을 진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란은 앞서 카타르를 통해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원유 제재 완화, 국외 동결 자산 일부 해제 등을 선행하면 7일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전투를 중단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핵 협상도 준비하겠다는 이른바 '7일 계획'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란의 이 같은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며 "그들이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열기 위한 합의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러나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자를 통해 미국 측의 공식적인 거부 의사를 전달받지는 않았다며 이란이 제시한 수정안에 대한 미국의 최종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IRGC에서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강경 메시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모헤비 IRG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큰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모헤비는 특히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과장하고 있을뿐더러, 미국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중동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총회 참석차 미 뉴욕을 방문했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전날 오후 늦게 보도된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7일 계획' 거부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최종 답변이 카타르 중재자를 통해 전달될 것이라며 이날까지 답변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의 최종 답변 내용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 협상의 향방도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전쟁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발발했다. 이란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산 원유·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각국 유조선 등 선박의 통항을 제한해 국제유가 상승을 불러 왔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등에 맞서 이란 항만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등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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