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30일까지 이라크서 철수 완료…친이란 세력 "역사적 승리"

2003년 침공 후 2011년 철수했다가 IS 격퇴 위해 2014년 복귀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의 이라크 철수를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아르빌 외곽에서 쿠르드 특수부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026.9.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군이 이라크 내 마지막 기지에서 철수를 시작하면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침공으로 시작한 군사 주둔이 막을 내리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30일까지 이라크 내 마지막 주둔 기지에서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다. 이라크 내 미군 철수는 미 정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인 2024년 이라크와 합의한 사항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이행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 뒤 주둔하다 2011년 말 병력을 철수했다. 미국은 이후 시아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시리아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함에 따라 2014년 다시 병력을 파견해 이라크군의 IS 격퇴전을 지원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는 한때 17만 명을 넘었다.

이번 이라크 내 미군 철수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역내 세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들은 미군 철수를 자신들의 승리로 규정했다. 친이란 무장세력 연합체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의 아부 모즈타바 알야시리 사령관은 "(미군 철수는) 이라크 이슬람 저항 세력과 명예로운 이라크인들의 역사적 승리이자 미국 프로젝트의 참패"라며 30일이 "이라크 역사의 어두운 장을 넘기는 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또한 미군 철수가 중동 역내에서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라크 안보 전문가 자심 알바하들리는 "그동안 미군이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철수 이후 친이란 세력이 안보·정치적 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IS의 재부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라크 연방정부와 북부 쿠르드 자치 지역의 일부 안보 관계자들은 미군의 정보·병참 지원과 무인기 전력이 사라질 경우 IS 잠복 조직이 다시 세력을 규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쿠르드군 지휘관 시르완 바르자니는 미군 철수가 공식화된 뒤 최근 2주 넘게 IS 잠복 조직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철수 발표가 이들의 "사기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최근 미군 철수 시기에 맞춰 자살폭탄 공격을 준비하던 것으로 의심되는 IS 조직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라크는 2024년 합의에서 국제연합군의 이라크 내 임무 종료 뒤 양국 관계를 간 장기적인 안보협력 관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군 철수 후에도 연락장교 파견과 훈련, 기존 프로그램 등을 통한 군사협력은 계속될 수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