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 우리 꺾지 못했다"…최고지도자 나스랄라 사망 2주기

베이루트에 수만명 추모집회…카셈 "희생했지만 패배하지 않아"
무장해제 압박에 반발…이스라엘 극우장관은 남부 레바논 병합 주장

27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열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사망 2주기 추모행사에서 지지자들이 나스랄라(오른쪽)와 하셈 사피에딘의 대형 초상화 아래 앉아 있다. 나스랄라는 2024년 9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2026.09.27.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사망 2주기를 맞아 대규모 추모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꺾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에서 열린 나스랄라 사망 2주기 추모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저항세력을 꺾고 그 존재를 끝내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FP 기자들에 따르면 나스랄라의 묘소 인근에는 수만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일부는 헤즈볼라와 레바논, 이란 국기와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었다.

나스랄라는 2024년 9월27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사망했다. 30년 넘게 헤즈볼라를 이끌었던 나스랄라의 사망에 이어 후계자로 지목됐던 하셈 사피에딘도 며칠 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

헤즈볼라는 2024년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거치면서 지도부와 군사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조직을 재정비한 뒤 올해 3월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중동 전쟁에 다시 뛰어들었고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과 지상전으로 대응했다.

레바논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300명 넘게 숨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인구의 약 4분의 1인 100만명 이상이 피란했고 현재도 34만명 이상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11월 휴전 이후 레바논 당국은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추진했고 올해 전쟁에 레바논을 끌어들인 뒤에는 헤즈볼라의 군사활동을 금지했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중동에서 불안정한 휴전이 시작됐고 레바논과 이스라엘도 같은 달 기본합의에 도달했다. 합의에 따라 헤즈볼라는 무장해제하고 레바논군은 남부 지역에 배치되며 이스라엘군은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행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위협이 지속되는 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현재 레바논 남부 약 10㎞ 안쪽까지 설정한 이른바 '안보지대'에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카셈은 "우리는 대화와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먼저 남부를 해방하고 주민들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군 철수를 무장해제 논의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레바논 정부가 기본합의를 추진하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구상을 돕고 있다고 비판하고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에 맞서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전쟁으로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한 주거와 재건 사업에도 자체 자금과 기부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셈은 완전히 파괴된 마을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주택사업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남부 레바논 지역을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까지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셈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도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지금까지 큰 희생을 치른 만큼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패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