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전쟁 다시 격화…"사우디군 하루 27차례 공습"

후티, 홍해 연안 장악 뒤 전략고지 진격…정부군도 반격 나서

26일(현지시간) 예멘 이브주에서 사우디아라비아군의 공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다리가 파손돼 있다. (후티 미디어센터 제공 영상 캡처) 2026.9.27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정부군과 친이란 후티 반군 간 전투가 격화하면서 사우디군이 하루 동안 예멘 내 6개 주를 30차례 가까이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정부군도 남서부 타이즈주에서 후티 병력과 보급로, 무기고를 겨냥한 공격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 측은 "사우디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F-15 전투기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을 동원해 타이즈와 마리브, 사다, 암란, 이브, 하자 등 6개 주를 27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후티 측은 최근 교전이 격화한 이후 사우디군 공습이 모두 1059차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예멘 정부군도 후티에 대한 반격을 강화했다.

정부군은 "전투기가 타이즈 북부와 알와지야, 하이판 등에서 후티 진지와 증원 병력, 보급로 및 무기 저장시설을 잇달아 타격했다"며 "이번 공습으로 차량과 군사 장비를 파괴했으며 현장 지휘관을 포함한 후티 대원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최근 예멘 정부군과 후티 간 전투는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내려다보는 남서부 전략고지의 통제권을 놓고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티는 이달 들어 홍해 연안 모카를 장악한 뒤 타이즈와 라히즈주에 걸쳐 있는 카흐부브 산악지대로 진격했다. 이 지역을 장악하면 홍해 연안의 정부군과 남부 정부 통제지역 사이 연결을 차단하는 동시에 세계 주요 해상 교역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된다.

이에 정부군은 최근 반격을 통해 후티의 진격을 저지하고 일부 고지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앞서 24일엔 타이즈에서 아덴·라히즈·타이즈를 잇는 주요 도로를 향해 진격하던 후티 병력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과 후티 간 교전이 확대되면서 민간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이후 최근까지 예멘에선 674명이 숨지고 약 3000명이 다쳤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달 이후 민간인 32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15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지 인권단체들은 "후티가 타이즈·마리브 등 전선에 미성년자들을 전투원으로 동원하고 있다"며 "최근 교전 과정에서 아동 전투원들이 생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란민도 급증하고 있다. 유니세프(UNICEF)는 최근 약 3주 동안 13만 명가량이 피란길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약 7만1000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예멘 당국 집계로는 최근 전투로 인한 피란민이 15만 8000명에 달한다.

예멘에선 2014년 후티가 수도 사나를 장악한 뒤 내전이 본격화했다. 2022년 유엔 중재 휴전 이후 대규모 지상전은 크게 줄었지만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후티가 홍해 연안에서 세력을 확대하면서 약 4년 만에 전선이 다시 크게 움직이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