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 "2027년 6월까지 親이란 민병대 무장해제·해산"
민병대는 2027년 말까지 연장 요구…무장해제 완료 미지수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 2027년 6월까지 자국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무장해제하고 해산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알자이디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진행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단계적 무장해제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앞서 지난 여름 알자이디 총리는 이라크 주둔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9월 30일까지 민병대를 무장해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당국자들은 9월 30일 무장해제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우선 90일간 민병대가 공격을 중단하고 미군도 이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는다. 이후 민병대가 무기를 반납하기 시작해 2027년 6월 30일까지 무장해제를 완료한다.
알자이디 정부는 민병대와 무장해제를 협상할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합의 내용은 9월 30일에 발표된다. 다만 민병대 측은 2027년 말까지 기한을 연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역대 이라크 지도자들은 민병대 무장해제 문제를 두고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갈수록 입지를 굳혀 이라크의 정치·경제 체제에 얽혀 있는 정당들을 결성했고, 이에 따라 이들을 억지하는 일은 더 어렵게 됐다.
민병대는 그간 쿠웨이트와 요르단, 이라크 내 에너지 시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을 거듭 공격해 왔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송유관 공격의 배후로 이라크 민병대를 지목한 바 있다.
알자이디 총리는 "그들은 개인 자격으로 인민동원군(PMF)에 합류해 통합될 것"이라며 시한 이후 민병대 이름으로 활동하는 조직은 "불법 단체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이디 총리는 "이것(무장해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며 "이 문제를 거론했다가 번복한 이들은 압박이나 다른 이해관계에 굴복한 것이다. 내게 이 사안은 부패 문제와 함께 명예가 걸렸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이라크와 세계 각국 사이에 가교와 경제적 유대를 놓고자 한다"며 "견고한 경제를 세우려면 먼저 무기가 통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세계 3위 산유국이지만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수송이 막히면서 월간 수출 수입의 60%를 잃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는 안보·경제 분야 최대 협력국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친이란 세력을 무력화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라크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대미 전쟁에서 친이란 민병대 활용을 늘리려 하고 있어 이라크는 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처지다.
역내 외교관들과 이라크 안보 당국자들은 전시에 무장해제 시한을 지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라크 민병대의 수가 너무 많고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무장해제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고위 안보 당국자는 일부 미 당국자들이 알자이디 총리의 시간표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과 이란 사이 평화 합의가 없다면 이 계획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빅토리아 테일러 이라크 이니셔티브 국장은 이란이 이라크 민병대가 "지극히 강력한 수단"임이 입증된 시점에 이들의 무장해제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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