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협의 테일러 준칙'으로 美 조롱…"금리인상 해봤자"
대미 협상대표 갈리바프 "이란이 호르무즈 위험 프리미엄 결정"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란 전쟁 여파 등의 요인으로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을 두고, 이란의 대미 협상 대표가 자신들이 미국의 금리 정책을 좌우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모하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테일러 준칙'(물가와 성장률을 고려해 적정 금리를 산출하는 경제학 공식)에 호르무즈 해협(SOH)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BEM)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칭 '해협의 테일러 준칙'을 공개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SOH를 개방할 수 있을지, 원유 1배럴이라도 생산할 수 있을지 보자"며 "병목지점(전략적 요충지)을 두고 25bp(0.25%포인트 금리 인상)를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안정 상태에서 경제를 과열·위축시키지 않는 실질 중립 금리 'R 스타'(R-star·r*)를 거론하면서 "r*는 중립적이지 않다. SOH 위험 프리미엄이 붙었고, 이 것은 우리(이란)가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그러면서 "비고정(unanchored) 상태로 있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바라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치 '고정'(anchored)을 비꼰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은 16일 기준금리를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인상하며,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긴축을 재개했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세계 분쟁지역(hot spots)을 외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영국 IG그룹의 크리스 보챔프 수석 시장분석가는 중동 전문매체 알자지라에 "아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란 전쟁이 간접적으로 연준 금리 인상의 큰 동력이 됐다"며 "에너지 가격 급등과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연준이 빠져나갈 길 없는 코너로 몰렸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초래했다고 단순화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기업들의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미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세 등이 복합적인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국제정책센터(CIP)의 네가르 모르타자비 선임 연구원은 "갈리바프가 연준이 사용하는 용어를 빌려 전쟁의 경제적 비용이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상 안보에 일부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며 "미국 대중이 전쟁의 비용을 체감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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